지구 반대편의 친근한 나라 파라과이
지구 반대편의 친근한 나라 파라과이
  • 한은진
  • 승인 2022.02.13 1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1년 12월 키즈마인드
지구촌 한바퀴

남아메리카 내륙에 있는 파라과이는 비행기를 타고 서른 시간 가까이 가야하는 먼 나라예요. 파라과이 사람들은 낯선 언어와 문화를 가졌지만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이 있어서 금세 친해질 수 있답니다. 지구 반대편의 나라 파라과이로 떠나 봐요. 

파라과이는 남아메리카 대륙의 중앙에 있는 내륙 국가야. 브라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에 둘러싸여 있고 수도는 아순시온이란다. 파라과이라는 이름은 국토의 북쪽에서 남쪽까지 흐르는 파라과이강에서 유래했어. 파라과이강의 동쪽과 서쪽의 자연환경은 무척 다른데, 강 동쪽에 있는 땅은 비옥해서 사람들이 살기 좋아. 하지만 서쪽 지역은 기후가 건조하고 땅이 황폐해서 사람들이 살기 어려워. 강 동쪽에 있는 도시가 바로 아순시온이야. 파라과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아순시 온과 그 주변 지역에 모여 산단다. 
파라과이는 오랫동안 스페인의 지배를 받아 인종과 언어, 문화가 많이 달라졌어. 남아메리카의 원주민인 ‘과라니’ 부족이 사는 나라에서 혼혈 인종인 ‘메스티소’가 사는 나라로 변했고, 언어도 스페인어와 과라니어를 함께 사용한단다. 하지만 과라니 문화는 여전히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주어서 파라과이는 ‘과라니 의 나라’라고 불려. 
파라과이의 기후는 온화한 편이야. 하지만 여름에는 낮 최고 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가는 더운 날씨가 이어지지. 그래서 사람들은 한낮에 더위를 피해 한두 시간 낮잠을 자는 풍습인 ‘시에스타’를 활용해 건강을 유지하지. 
파라과이는 내륙 국가여서 다른 나라와 교류하기 힘든 데다 천연자원도 거의 없어서 발전하기 어려웠어. 파라과이 사람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모습을 잃지 않고 작은 것에 감사하며 생활한단다. 

 

파라과이의 이모저모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몬다으폭포

몬다으폭포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파라과이의 관광명소야. 너비 120미터, 높이 45미터의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는 장관이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주지. 폭포 주변 지역은 울창한 초목으로 덮여 있고 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어서 보호 구역으로 
정해져 있어. 엘리베이터를 타면 폭포에 다가갈 수 있으니 최고로 멋진 폭포를 보고 싶다면 이곳을 꼭 방문해 봐! 

평범하지만 특별한 치파
파라과이를 소개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치파야. 치파는 파라과이 전통 빵인데 맛이 아주 일품이란다. 옥수수 가루에 파라과이 치즈, 달걀, 소금, 우유를 넣어 반죽한 다음 동그랗게 빚어 오븐에 넣고 구우면 돼. 파라과이에 와서 고소한 치파를 먹으며 이야기 나누지 않을래?  

사랑받는 시원한 차, 떼레레
파라과이에는 무더위를 잊게 해주는 아주 시원한 음료가 있어. 바로 떼레레란다. 떼레레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해. 여러 종류의 약초 잎을 절구에 빻아 구암빠라는 컵에 넣고 얼음물을 부으면 되지. 그런데 그냥 마시면 약초 잎이 입에 다 들어갈 테니 봄빌랴라는 빨대를 꽂아 마 셔. 그러면 얼마나 시원한지 떼레레를 ‘들고 다니는 오아시스’라고 부를 정도란다. 떼레레를 마시면서 파라과이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을 느껴봐.

전통 공예품, 냔두티 
냔두티는 파라과이를 대표하는 공예품 중에 하나로 거미줄 모양의 레이스야. 파라과이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문양으 로 레이스를 짜서 옷이나 탁자보, 침대보, 컵받침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단다. 파라과이 여자들은 좋아하는 색깔과 문양의 냔두티를 어깨나 허리에 둘러 멋을 내.

 

떼레레 한 모금에                      
마음을 담는 사람들

나는 2012년에 선교사님인 부모님을 따라 파라과이에 왔어. 5학년 때 왔는데 지금은 대학생이 되어 스페인어를 전공하고 있단다. 파라과이에서 한국과 다른 문화를 접하면서 새로운 마음을 느낄 때가 있었어. 그중에서 떼레레를 알게 되었을 때의 일을 소개하고 싶어. 
떼레레는 파라과이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즐겨 마시는 음료야. 약초를 빻아 구암빠라는 컵에 넣고 얼음물을 부은 뒤 봄 빌랴라는 특별한 빨대를 꽂아 마시지. 그런데 떼레레는 혼자 마시기도 하지만 여러 사람이 돌아가면서 마시기도 해. 나는 파라 과이 사람들이 떼레레를 한 개의 봄빌랴로 돌아가며 마시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무척 놀랐어. 비위생적이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 그리고 얼마 후에 한 친구가 떼레레를 내밀며 “마실래?” 하고 묻는데,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거절했어. 속으로 ‘으, 도저히 먹을 수 없어’ 하면서 말이야. 
그러다 하루는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장로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어. 장로님은 나에게 떼레레를 마시겠느냐고 물으셨는데, 그때도 나는 고개를 저었지. 장로님은 나를 쳐다보고 웃으시며  “너 이게 더럽다고 생각하는구 나?”라고 하셨어. 순간 나는 너무 당황해서 대답하지 못하고 있었 단다. 그러자 장로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어. 
“파라과이 사람들은 아무한테나 떼레레를 권하지 않아. 마음을 열고 있는 사람에게 떼레레를 건네지.” 
나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어. ‘내가 지금까지 떼레레가 아니라 파라과이 사람들의 마음을 거절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어. 
나는 장로님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떼레레를 마시고 싶다고 했어.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세상에서 제일 시원하고 맛있는 떼레레를 마셨어. 장로님은 약초 물에 소독 효과가 있어서 여러 사람이 마셔도 탈이 생기지 않고 오히려 몸을 건강하게 해준다는 말씀도 해주셨단다. 그날 이후 나는 시원한 음료 한 모금에 마음을 담아 건네는 파라과이 사람들을 더욱 좋아하게 됐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