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사랑이 바꾼 사람
[라이프] 사랑이 바꾼 사람
  • 글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22.01.14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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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호 기쁜소식
땅끝까지 복음을, 끝날까지 주님과 _264회 | 박옥수 목사 간증

그날, 태어나서 그렇게 행복해본 적이 없을 만큼 행복했다
1963년에 나는 압곡동에서 살았다. 하루는 나는 방에서 성경을 읽고 있고, 주인 아주머니는 마루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주인 아주머니가 잘 아는 부인이 건어물을 팔러 왔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그 부인이 내 방문 앞에 작은 알루미늄 솥이 걸려있는 것을 보았던 모양이다. 
“너, 작은 방 세놓았나?”
“응, 교회 전도사가 왔다.”
“전도사님?”
부인은 관심을 가지고 주인 아주머니에게 나에 대해 물었다. 
“어디서 오셨는데?”
“대구서 왔다.”
나는 그 부인이 교회에 다니는 분이라는 것을 알고 성경을 들고 마루로 나갔다. 그리고 복음을 전했다. 부인은 내가 하는 이야기를 조용히 들었다. 나는 죄 사함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했다. 두 시간 뒤, 그 부인의 눈빛이 달라졌다.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의 이야기는, 정확히 몰라서 그렇지 알고 나면 믿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죄 사함을 받고 난 뒤 선교학교에 있을 때 복음을 많이 전했다. 그런데 이유는 모르지만, 어느 누구도 내가 전하는 복음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그 부인은 달랐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내가 전하는 말씀을 잠잠히 들었다. 말씀을 전하기 시작해서 두 시간쯤 지났을 때 부인의 표정이 달라졌다. 복음이 마음에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해가 가세요?”
“예, 죄가 그렇게 씻어졌네요. 나는 내가 무엇을 해야 죄가 씻어지는 줄 알았는데….”
그날 나는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행복해본 적이 없었다. 
그 부인은 많은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얼굴 표정이나 무엇을 보아도 마음에서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부인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들고 왔던 바구니를 다시 안고 집으로 돌아갔다. 
복음 전도자가 되는 길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복음 전도자가 누리는 기쁨이나 감사는 세상 어느 누구도 갖지 못할 것 같았다. 

그 부인의 마음에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졌다
다음 날부터 그 부인은 저녁을 먹고 찾아와서 성경 공부를 했다. 사람들이 서로 만나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그런데 세상에 있는 그 어떤 이야기도 복음 전도자가 전하는 복음만큼 귀한 것은 없다. 복음은 듣고 받아들인 사람의 마음에 한없는 기쁨과 감사가 넘치게 한다. 
나는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전했다. 내가 이야기하는 복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 종종 있어서 아쉽기도 하지만, 반대로 겸비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은 그가 어떤 사람이든지 상관없이 변한다. 
압곡동에서 복음을 들은 그 부인의 마음에서도 변화가 시작되었다. 그의 마음에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졌다. 예수님이 그 부인의 마음에 들어가 함께하시면서, 죄에 대해서나 다른 어떤 일들에 대해서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주셨다. 
그 부인은 구원받은 뒤 거의 매일 찾아와 성경 공부를 했다. 성경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늘 시간이 모자랐다. 그 후 앞을 못 보는 부인의 남편 분도 구원을 받았다.
 
가난한 시골 교회에 작은 천국이 만들어졌다
3개월쯤 지난 뒤, 나는 압곡동에서 거창 장팔리로 복음 전하는 거처를 옮겼다. 어느 거창 장날, 압곡동에서 구원받은 자매님이 나를 찾아왔다. 자매님이 장사하러 멀리 간 사이에 내가 거처를 옮겨 자매님은 나중에야 내가 거창으로 갔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한다. 자매님은 나를 만나고 싶었지만 당시는 휴대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 거창 장날이 되어, ‘전도사님이 분명히 사람들이 많은 장에서 복음을 전할 것이다’ 하는 생각이 들어 무작정 장터로 나를 만나러 왔던 것이다. 자매님의 예상대로 나는 장터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장터에 있는 나무 그늘 아래서 자매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매님, 이제부터는 자매님이 압곡동에서 말씀을 전하세요.”
자매님은 할 수 없다며 한사코 거부했다. 
“아니에요. 해야 돼요.”
자매님은 굉장히 부담스러워했지만, 내가 권하는 이야기를 거부하지 않았다. 압곡동으로 돌아가 그때부터 말씀을 전하기 시작했다. 물론 성경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아서 서툴기 그지없었지만 말씀을 계속 전했다. 놀랍게도 사람들이 하나둘 구원받기 시작했다. 자매님은 복음 전하는 일로 바빠서 장사하러 다닐 시간이 없었다. 
압곡동 교회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부인들이 찾아와서 죄 사함을 받고, 어떤 부인은 병든 몸으로 찾아왔다가 자매님이 기도하자 나았다. 뿐만 아니라 그 동네에는 귀신들린 사람이 많았는데, 자매님이 기도하면 귀신도 나갔다. 
시골 마을에 조그마한 천국이 형성되고, 그 천국에 자매님이 예수님과 함께 주인이 되었다. 나중에는 아주 먼 곳에 사는 분들이 귀신들린 사람을 데리고 찾아왔다. 그 사람이 자매님에게 기도를 받으면 귀신이 떠나, 그곳에 기쁨이 넘쳤다. 
가난한 시골 교회에 작은 천국이 생겼다. 어떤 사람이든지 그 교회에 찾아와 말씀을 들으면 새로워졌다. 시골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이 누구든지 그 자매님을 만나면 새 사람으로 거듭났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 일
세월이 많이 흘렀다. 지금도 압곡동 옆에는, 그 자매님이 살았던 ‘권빈’이라는 시골 동네가 자리하고 있다. 그 자매님은 나이가 많이 든 뒤 부산에 있는 아들 집으로 가서 노년을 보내셨다. 그곳에서도 틈이 있으면 사람들을 만나 복음을 전하셨다. 그리고 얼마 후 주님 품으로 가셨다. 자매님이 주님 품으로 가신 지 이제 10년 가까이 되었다. 
한 부인이 예수님을 만나 괴로움과 고통에서 벗어나 가장 빛나는 삶을 살다가 주님께로 가셨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 기억에서 자매님이 점점 멀어져가고 있지만,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날 것을 생각하면 섭섭하지 않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해와 별, 그리고 모든 것을 주셨다. 또 하나, 복음을 전하는 귀한 삶을 우리에게 주셨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 일이다. 복음을 위해서 살면 누구나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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