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내 죄는 예수님이 다 씻어주셨어!”
[라이프] “내 죄는 예수님이 다 씻어주셨어!”
  • 글 | 이희숙(기쁜소식울산교회)
  • 승인 2022.02.22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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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호 기쁜소식
성도 간증

구원받고 나자 우리 가족이 다 구원받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어느 날 하나님이 사도행전 16장 31절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 말씀을 약속으로 주셨다. 말씀대로 가족들이 한 명 한 명 구원받아 정말 감사했다. 그런데 아버지는 좀처럼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으셨다. 교회에 다니는 아내와 자식들을 항상 곱지 않은 시선으로 대하셨다. 
아버지는 유교 집안의 장손으로, 1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나셨다. 할머니가 딸만 4명을 낳고 아들을 낳지 못하자, 양자를 들여서 키우던 중 마흔넷에 생각지도 못하게 얻은 아들이 아버지였다. 너무 귀한 아들이라서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큰 머슴을 두어서 항상 업고 다닐 정도로 금이야 옥이야 키우셨다고 한다.
어머니는 책임감이 강하고 여장부셨다. 그런 어머니가 장사를 하러 다니며 가족들을 부양하시는 바람에, 우리 5남매는 아버지와 할머니 손에서 컸다. 어릴 적 내 눈에는 아버지가 이해되지 않았다. ‘왜 아버지 대신 어머니가 장사를 하며 가정을 책임지시지?’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보면 아버지가 미웠다.
어느 날, 예배를 드리는데 오세재 목사님이 당신의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아버지와 마음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었던 부분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돌아가신 아버지 산소에 가서 “아버지, 죄송합니다.”라고 말씀 드린 적이 있다고 하셨다. 목사님 말씀을 들으며 “나도 혹시 나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죄송합니다.’라고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후회를 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사님과 상담하며, 나도 아버지가 구원받기를 바라지만 아버지와 마음의 얘기를 나눈 적이 한 번도 없는 사실을 발견했다.
목사님은 “복음은 마음을 나누다 보면 저절로 들어갑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변함없는 진리이고,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는 것도 변함이 없습니다. 어느 부모가 자식을 미워하겠습니까?”라고 하셨다.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아버지, 뭐 드시고 싶으세요?”라고 물어보고 맛있는 것도 보내고, “사랑해요.”라고 말하라고 하시는데 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와는 매일 통화하지만, 아버지와는 통화를 거의 안 해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후회하기는 싫다.’라는 마음이 들어서 목사님이 인도해주시는 대로 하였다. 하루에 한 번씩 전화해서 “사랑해요.”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쑥스러웠다. 두 번째 통화하면서 “사랑해요.”라고 하자 아버지가 
“나도.”라고 하셨다. 세 번째 통화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사랑해요.”라고 하자 “나도 우리 희숙이 사랑한다.”라고 하셨다.
참 신기했다.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아버지와 마음이 가까워진 것이 느껴졌다.
가족들과 함께 부모님을 뵈러 시골 친정에 갔다. 술을 많이 드시는 아버지가 싫어서 한 번도 술을 사 간 적이 없었는데, 그날은 처음으로 막걸리를 사고 연어를 샀다. 친정 집에 가서 청소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내 옆에 오셔서 막걸리를 한잔하시길래 “아버지, 막걸리만 드시면 속 버려요.” 하며 연어를 고추냉이 장에 살짝 찍어서 입에 넣어드리니 너무 맛있게 드시며 계속 나만 졸졸 따라다니셨다. 그런 아버지가 왜 그리 좋은지…. 집으로 돌아오기 전에 거실에서 아버지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버지, 예수님이 아버지의 죄를 다 가져가셨어요. 그래서 예수님의 피로 아버지가 다 씻어져서 아버지가 깨끗해졌어요. 그러면 아버지 죄가 있어요, 없어요?”
“없지.”
너무 놀라서 세 번을 물었다. 세 번 다 “없지!”라고 하셨다. 아버지를 꼭 안아드렸다. 그동안 아버지에게 복음을 전하면 아버지는 항상 “천국이고 만국이고 너네나 가라.” 하시고, “내 죄를 왜 예수님이 가져가나?” 하셨다. 그래서 즐겁게 친정에 갔다가 울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 많았다. 그런데 그날은 집으로 돌아가며 ‘너무 신기하다. 감사하다.’ 하며 울지 않고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그 이후에 언니와 어머니도 아버지에게 복음을 전하셨다.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물으셨다고 한다.
“여보, 당신 천국 가고 싶어?”
“응! 천국 가고 싶어!”
“천국은 죄가 없어야 가는데 당신은 죄가 있어, 없어?”
“내 죄는 예수님이 다 씻어주셨어!”
너무너무 신기하고 감사하다.
아버지가 한번은 내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 엄마와 너희만 보고 살았다.”
눈물이 났다. ‘아버지도 꿈이 있으셨을 것이고 아버지도 지칠 때가 있으셨을 것이고, 아버지도 하고 싶은 일이 있으셨을 텐데! 그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아버지의 자리를 지키고 계셨구나!’
지금 아버지는 몸이 많이 약해져서 며칠 전에 요양병원에 입원하셨다.
얼마 전에 언니가 아버지에게 갔을 때 마침 아버지가 나랑 영상통화를 하고 계셨는데, 내가 “아버지 사랑해요.”라고 하자 아버지가 핸드폰을 쓰다듬으며 “나도.”라고 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이 울었다. 나는 게으르고 다른 사람의 마음도 잘 모르는, 지혜가 없는 사람인데 교회와 하나님의 종이 계셔서 정말 감사하다. 지금이라도 아버지의 마음을 들을 수 있는 마음을 주시고, 늦었지만, 진짜 늦지 않게 아버지와 마음을 연결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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