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내가 사역할 수 있는 조건은, 우리 속에 계시는 예수님
[라이프] 내가 사역할 수 있는 조건은, 우리 속에 계시는 예수님
  • 글 | 박영국(기쁜소식뉴욕교회 선교사)
  • 승인 2022.03.26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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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호 기쁜소식
선교사 수기 3회
케냐 전도여행에서 만난 현지 사역자들과

 

2002년 가을 아프리카 전도여행을 다녀오며 하나님이 주신 마음을 따라 선교학교에 입학했다. 선교학교에서 다른 형제들에 비해 나는 많이 부족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은 사도행전 9장 말씀으로 내 마음을 잡아주셨다. 나는 여전히 부족했지만, 그때부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우리가 복음의 일을 할 수 있는 조건은 내가 아닌, 내 안에 계신 예수님이기 때문이다.

 

입대하기 전에 나는 하나님과 교회를 많이 원망했고, 군대에 가는 것이 저주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군대에 있는 동안 하나님이 기적적으로 내 마음을 바꾸어 주셨다. 제대하고 많은 세월이 지난 후 돌이켜 보면, 하나님은 내 삶을 정말 정확하고 아름답게 인도하신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은혜를 입어 동행했던 전도여행
나는 2001년 3월 31일에 제대했다. 그해에 국제청소년연합IYF이 설립되었고, 바로 제1회 영어말하기 대회가 개최되었다. 그리고 7월에는 IYF 세계대회(월드캠프의 전신)가 전 세계 회원들과 함께 한국에서 열렸다. 2002년 가을에는 박옥수 목사님이 아프리카로 전도여행을 떠나셨는데, 나도 은혜를 입어서 동행했다. 목사님의 말씀을 통역해야 하는데, 아프리카 선교사님들은 영어를 잘하는 박방원 형제보다 내가 통역하기를 원하셨다. 박방원 형제가 영어를 훨씬 잘하지만, 아프리카 사람들이 그의 영어 발음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박 목사님은 아프리카에서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말씀을 전하셨고 나는 그 말씀을 통역했다. 너무 부담스러웠고, 통역을 잘하지 못했지만 아프리카 전도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믿음은 하나님의 마음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한국에 돌아온 후 나는 특별한 계획이 없었다. 그런데 한국에 돌아오니 당시 기쁜소식한밭교회 목사님이 나에게 물었다. “자네, 혹시 선교학교 갈 생각이 없나?” 나는 그때까지 선교학교에 갈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다. 나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목사님에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씀드렸다. 목사님은 나에게 마음의 이야기를 해보라고 했다. 특별한 마음이 없었는데 말씀 하나가 생각났다. 지난 아프리카 전도여행에서 박 목사님은 사라에 관한 말씀을 많이 전하셨다. 
“믿음으로 사라 자신도 나이 늙어 단산하였으나 잉태하는 힘을 얻었으니, 이는 약속하신 이를 미쁘신줄 앎이라.”(히 11:11)
‘사라는 나이가 많아서 아기를 낳을 수 없었지만, 믿음으로 잉태하는 힘과 해산하는 힘을 얻었다.’라고 성경이 말한다. 믿음은 하나님의 마음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박 목사님은 ‘전기는 전선을 통해서 흐르고, 물은 파이프를 통해서 흐르고, 믿음은 마음을 통해서 흐른다’고 말씀하셨다. 
믿음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예” 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라에게는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조건이 없었지만, 성경은 ‘믿음으로’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형편과 상관없이 하나님이 “사라, 너 아기를 낳을 거야.”라고 하셨을 때 “예”라고 한 것이 믿음이다. 그런데 성경은 그 ‘믿음’을 통해서 사라에게 아기를 잉태하는 힘을 주셨다고 말씀하셨다.

말씀대로 “예” 하고 간 선교학교
목사님은 아프리카 여러 도시를 다니면서 이 말씀을 전하셨다. 나는 통역을 해야 해서 당연히 말씀을 경청했다. 그러다보니 이 말씀이 내 마음에 남아 있었다. 
목사님이 나에게 마음의 이야기를 하라고 하셨을 때 그 말씀이 생각났다. 스스로는 아이를 낳을 조건이 전혀 없었던 사라처럼, 나도 선교학교에 갈 수 있는 형편도 아니고 자격도 없었다. 하지만 하나님이 가라고 하셨을 때 “예”라고 한다면, 그것이 믿음이 되어서 하나님이 사라에게 잉태하는 힘을 주신 것처럼 내게 필요한 모든 능력을 주실 것이라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그 마음을 간증했는데 목사님이 선교학교에 오라고 하셨다. 나는 자신이 없었지만, 말씀대로 “예” 하고 선교학교에 들어갔다. 

 

 

‘나에게 은사가 없는 것이 아닐까?’
선교학교에 들어가서 처음에는 정신이 없었다. 바쁜 일정을 따라서 하루하루 지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내 마음이 말씀보다 형편에 자꾸 이끌리는 것을 보았다. 같이 공부하는 형제들과 나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했다. 다른 형제들은 성경도 잘 깨닫는 것 같고, 발표도 잘하고, 전도도 잘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나는 제대로 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격차는 더 벌어졌다. 
그런 상태로 계속 지내면서 내 마음이 점점 더 무거워졌다. 생각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나에게 은사가 없는 것이 아닐까?’ ‘이 길이 정말 나의 길일까?’ ‘성경도 잘 못 깨닫고 전도도 잘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주님의 일을 하고 목사가 될 수 있나?’ 등등 많은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이 일을 할 수 없겠다’ ‘그만둘 거면 빨리 그만두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계속 내 마음을 지배했다. 문제는 내가 그만두려면 박옥수 목사님에게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도저히 말씀드릴 자신이 없었다. 
나는 우리 교회 안에서 태어났다. 내가 아는 사람은 대부분 교회 안에 있는 사람이다. 친척들도 다 교회에 있고, 친구도 다 교회에 있다. 도망을 하려고 해도 갈 곳이 없었다. 목사님에게 말씀드려야 하는데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며칠을 고민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나니아가 본 사울, 하나님이 본 사울
그러던 어느 주일 아침에 말씀을 들었다. 당시 선교학생들은 대전의 기쁜소식한밭교회에서 훈련을 받고 있었고, 선교학생은 예배 시간에 제일 앞에 앉아서 말씀을 들었다. 여느 때와 같은 주일이었지만, 그날 아침 말씀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박 목사님은 사도행전 9장에 있는 사울과 아나니아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사울이 예루살렘 교회를 잔멸했고, 여전히 위협과 살기가 등등해서 제사장에게 공문을 얻어 다메섹으로 향했다. 거기 있는 그리스도인을 핍박하고 교회를 무너뜨리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가는 도중 예수님을 만났다. 사울이 사흘 동안 앞을 못 보고 식음을 전폐하던 그때, 하나님이 다메섹에 있는 아나니아를 부르셨다. 그리고 다메섹에 가서 사울을 찾으라고 하셨다. 
“그 때에 다메섹에 아나니아라 하는 제자가 있더니, 주께서 환상 중에 불러 가라사대 ‘아나니아야’ 하시거늘 대답하되 ‘주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니, 주께서 가라사대 ‘일어나 직가라 하는 거리로 가서 유다 집에서 다소 사람 사울이라 하는 자를 찾으라. 저가 기도하는 중이다. 저가 아나니아라 하는 사람이 들어와서 자기에게 안수하여 다시 보게 하는 것을 보았느니라.’ 하시거늘”(사도행전 9:10~12)
그러자 아나니아가 대답했다. 
“아나니아가 대답하되 ‘주여, 이 사람에 대하여 내가 여러 사람에게 듣사온즉, 그가 예루살렘에서 주의 성도에게 적지 않은 해를 끼쳤다 하더니, 여기서도 주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자를 결박할 권세를 대제사장들에게 받았나이다.’ 하거늘”(사도행전 9:13~14)
아나니아는 사울을 정확하게 보고 있었다. 사울이 예루살렘에 있는 교회를 잔멸했고, 다메섹에 온 목적도 성도들을 핍박하기 위해서였음을 정확하게 하나님께 이야기했다. 
그때 목사님이 말씀을 전하시면서 “아나니아가 거짓말을 하는 겁니까?”라고 물으셨다.  우리는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아나니아는 정확하게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다음 15절에서 하나님은 “가라. 이 사람은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 전하기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이라.”라고 말씀하셨다.
같은 사울을 보고 하나님이 보시는 것과 아나니아가 보는 것은 확연히 달랐다. 아나니아는 사울을 핍박자로, 대적자로 보고 있었는데, 하나님은 사울을 가리켜 ‘내 그릇이고, 내 종이고, 복음 전도자’라고 말씀하셨다. 아나니아는 정확하게 사실을 이야기했지만, 그 ‘사실’은 하나님의 말씀과 달랐다. 목사님은 “여러분, 정확한 사실과 하나님의 말씀 중 무엇이 더 중요합니까?”라고 물으셨다. 

‘그렇지, 내가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더 옳지…’ 
말씀을 들으면서 나를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내가 전도를 못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내가 성경을 잘 깨닫지 못하는 것도 정확한 사실이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런 나에게 뭐라고 하시는가? 하나님은 내가 ‘하나님의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 앞에 전하기 위한 택한 그릇’이라고 하셨다. 
말씀을 들으며 ‘그렇지, 내가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더 옳지…’ 하는 마음이 들면서 그때까지 내 마음에 있던 갈등이 다 사라졌다. 선교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내 마음에서 떠나갔다. 그 후로 내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말씀을 듣고 내 마음이 바뀌었지만 내 모습은 여전히 부족했고 여전히 잘하지 못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우리에게 약속하시고, 그 약속을 지키신다. 많은 사람이 약속을 받지만 그 말씀을 믿지 못하고 중간에서 포기하고 자기 길로 갈 때가 많다. 감사한 것은, 내가 어려울 때 하나님이 말씀으로 내 마음을 잡아주신 것이다. 나는 여전히 부족했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나님이 약속하시고 그 약속대로 나를 바꾸셨다
나는 그렇게 선교학교를 졸업했다. 그리고 교회에서 오랫동안 부사역자로 지냈다. 말씀을 전할 기회도 많지 않았다. 그런데 하나님이 나를 바꿔 가시는 것을 보았다. 나는 훌륭한 목사가 되기 위해서 한 번도 노력하지 않았다. ‘복음을 위해서 많은 일을 해야지’라는 마음을 가진 적도 없다. 그런데 하나님이 내게 약속하시고 그 약속대로 나를 하나하나 바꾸셨다. 하나님이 내 삶을 이끄셨다. 그리고 ‘하나님의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 앞에 전하기 위한 택한 그릇’이라고 약속하신 대로 지금은 여러 곳에서 말씀을 전할 수 있게 해 주신다. 해마다 기독교지도자모임CLF, 월드캠프, 크리스마스 칸타타 순회공연, 대전도집회 등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시고, 부족하지만 말씀을 전할 때 하나님이 나타나셔서 듣는 이들의 마음에 은혜를 끼치는 것을 본다. 
나는 복음을 전하고 사역을 하기 위해서는 성경도 잘 깨닫고, 복음도 잘 전해야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가 복음을 전하고 사역을 하고 일을 할 수 있는 조건은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속에 계시는 예수님이다. 우리 안에 예수님이 계시면 우리는 어떤 일도 감당할 수 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면서 우리의 마음을 거룩하게 하셨고, 주님이 거하시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만드셨다. 예수님이 우리로 하여금 모든 것을 하게 하신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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