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주가 쓰시겠다” 하라
[라이프] “주가 쓰시겠다” 하라
  • 글 | 이현정(기쁜소식강남교회)
  • 승인 2023.07.19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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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호 기쁜소식
성도 간증

“예수께서 두 제자를 보내시며 이르시되, ‘너희 맞은편 마을로 가라. 곧 매인 나귀와 나귀 새끼가 함께 있는 것을 보리니 풀어 내게로 끌고 오너라. 만일 누가 무슨 말을 하거든 ‘주가 쓰시겠다.’ 하라. 그리하면 즉시 보내리라.’ 하시니”(마 21:1~3)
나는 어릴 적에 할머니 손에서 자라서 그런지 어르신들을 대할 때면 우리 할머니 같고 부모님 같은 마음이 든다. 간호사로 병원에서 근무하다가 몇 년 전에 교회의 인도로 실버대학에서 봉사한 적이 있다. 그때 ‘내가 나중에 어르신들을 위해 일할 수도 있고 교회 안에서 쓰임받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사회복지과에 편입해서 노인복지를 공부했다. 졸업 후에는 방문 간호사로 일을 시작했다.
올해 3월에는 방문 간호사 계약직 공무원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계약직 공무원은 5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기 때문에 젊은 사람을 선호한다. 쉰세 살의 내가 합격할 수 있을지 염려가 되었는데 면접시험을 볼 때 하나님이 마태복음 21장 1~3절 말씀을 주셨다. “주가 쓰시겠다.”라는 말씀을 보면서 ‘하나님이 나를 이 일에 쓰시겠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얼마 후 합격 소식을 들었다. 정말 감사했다.
내가 만나는 어르신들은 대부분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노인으로, 관리가 필요한 분들이다. 우리 같은 방문 간호사가 가지 않으면 한 달 내내 말할 사람이 없어 외로운 분들도 많고, 혼자 병과 싸우며 돌아가실 날만 기다리고 사시는 분들도 많아 무척 안타깝다. ‘내가 이분들에게 전할 수 있는 것은 복음밖에 없구나. 인생의 종착역이 가까운 분들에게 내가 건강 관리를 해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망 없이 하루하루를 그냥 살아가시는 분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더 큰 일이겠구나.’ 하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나는 보통 하루에 어르신 4~5명을 만난다. 어느 날, 한 할머니 댁에 방문했다. 할머니는 무릎이 아파서 외출도 못 하고 조그마한 집에서 텔레비전을 벗으로 삼아 살고 계셨다. 할머니 곁에 성경이 놓여 있길래 할머니에게 여쭈었다.
“할머니, 교회에 다니세요? 교회에 다니니까 무엇이 좋으세요?”
“내가 힘들고 어렵고 외로운데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시니까 너무 좋아.”
“그런데 할머니, 하나님은 죄가 있는 사람의 기도는 듣지 못하고 그가 누구인지도 못 알아보시는데 어떻게 하실래요?”
할머니가 깜짝 놀라면서 물으셨다.
“그래? 그러면 죄는 어떻게 씻어야 하는 거야?”
나는 성경을 펴고 할머니에게 복음을 전했다. 레위기 4장과 요한복음 1장 29절 말씀으로 예수님이 왜 이 땅에 오셨는지, 예수님의 보혈이 어떻게 우리 죄를 씻었는지 자세히 말씀해 드렸다. 그리고 여쭈었다.
“할머니, 만약에 할머니 아들이 할머니가 잘 가는 마트에 우리 어머니 맛있는 것도 사드시고 필요한 것도 맘껏 사시도록 가게 주인에게 1억 원을 맡겨 놓고 갔어요. 그럼 할머니가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고 계산을 해야 할까요?”
“계산을 안 해도 되지.”
“왜요?”
“내 아들이 평생 쓰도록 미리 돈을 줬잖아.”
“맞아요. 할머니, 2천 년 전에 예수님이 어린양으로 오셔서 세상 끝날 때까지 우리가 지을 모든 죄를 다 씻어 놓으셨어요. 그 사실을 믿으면 되는 거예요. 아들이 마트에 돈을 미리 준 걸 믿으니 아무리 물건을 사도 내가 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요. 할머니가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파 교회도 열심히 못 가고 전도도 못 하고 돈도 없어서 헌금도 못 하는데, 그렇게 열심히 해서 죄 씻으라고 하면 할머니가 못 하실까봐 예수님이 할머니 대신 다 해놓으신 것을 믿으면 되는 거예요.”
그러자 할머니가 “그러면 내 죄가 없어졌네!”라고 하시며, 하나님이 자신을 불쌍하게 여겨서 선생님을 보내 주셨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깜짝 놀랐다. ‘내가 전한 복음을 듣고 구원받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하나님이 나에게 일하시는 것이 너무 감사했다. 할머니는 죄 사함을 받아 너무 기쁘다고 우시고, 나는 할머니가 구원받아 너무 기뻐서 울었다. 
이어서 할머니가, 그동안 다닌 교회에서는 목사님이 가슴을 치며 “예수의 피, 예수의 피.”라고 하라고 해서 의미도 모르고 따라했는데 예수의 피가 나의 모든 죄를 씻으신 사실을 이제 알았다고 하셨다. 하나님이 외로운 어르신들을 불쌍히 여기셔서 예수님이 가셔야 할 곳에 나를 불러 쓰시는 것을 생각하니 너무 감사했다. 나는 할머니가 말씀을 계속 들으시도록 우리 선교회 유튜브 채널 ‘굿뉴스티비’를 알려드렸다. 

방문 간호사로 복음을 전하다 보면 어떤 분은 “선생님, 지금 나에게 전도하러 왔어요, 아니면 건강 상담하러 왔어요?”라고 물으신다. 그러면 나는 “어르신의 혈압과 당뇨 수치는 기계가 재지만 어르신 마음의 어려움과 외로움을 고칠 분은 하나님밖에 없어요. 그래서 제가 하나님에 관해 이야기해 드리는 거예요.”라고 말씀드린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어르신들에게 복음 외에 전해드릴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하나님이 나를 구원해 주시고 새 사람으로 만들어서 복음 전하는 일에 써주시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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