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뱀에게 물린 자마다 놋뱀을 쳐다본즉 살더라
[오피니언] 뱀에게 물린 자마다 놋뱀을 쳐다본즉 살더라
  • 글 | 윤준선(기쁜소식한밭교회)
  • 승인 2023.12.14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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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호 기쁜소식
자연에서 발견하는 하나님의 섭리-4

 

과학의 발전은 인간이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의 원리를 드러냈다. 지동설이 맞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우리가 보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에 오류가 있음을 가르쳐준다. 성경 속 많은 말씀과 비유가 자연현상을 인용하는데, 현대에 우리가 얻은 과학 지식이 성경을 새롭고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이번 호에서는 독과 해독의 관계를 통해 죄와 예수님의 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본다.


지구상의 동물종 중 약 15%인 22만 종이 독을 가지고 있다. 독은 물리적인 힘보다 효과적이고 지능적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화학 무기이다. 한 해에 270만 명의 사람들이 독에 쏘이고, 약 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치명적인 해를 입는다. 거미, 전갈, 뱀 같은 동물들의 독이 잘 알려져 있다. 독은 단일 물질이 아니다. 여러 동물의 독마다 각각의 특징이 있지만, 뱀의 독은 20~100개 정도의 단백질, 펩타이드 혼합체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뱀의 독은 세 가지로 구분된다. 신경이나 근육에 마비 증상을 일으켜 호흡 곤란과 심부전을 일으키는 신경독, 혈액 응고를 일으키거나 막는 혈액독, 그리고 세포막과 DNA 등을 파괴하여 암, 기형 등을 일으키는 세포독으로 구분된다. 뱀에 따라 사망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인 경우도 있고, 약한 독성을 갖는 경우도 있다.
 
뱀독을 치료하는 항체

뱀독은 단일 물질이 아닌 다양한 물질의 혼합체이고, 뱀의 서식 환경, 나이, 성별 등에 따라 혼합 형태도 달라져 치료가 쉽지 않다. 단일 물질이면 그 물질에 대해서만 해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되겠지만, 혼합체에 대해서 치료법을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민간요법으로 뱀독의 해독을 위해 땅꾼의 피를 수혈 받는 방법이 있다. 요즘은 보기가 어렵지만, 땅꾼은 뱀을 잡는 사람을 지칭한다. 뱀을 잡다 보면 뱀에 물리는 일이 생기는데 독이 치명적이지 않거나, 치명적이더라도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적은 양의 독이 몸에 유입되면 몸은 뱀독을 이겨내고 항체를 형성한다. 뱀독이 여러 물질의 혼합체이기 때문에 우리 몸은 이 혼합체에 대한 다양한 항체를 만들어낸다. 땅꾼이 물린 뱀과 같은 종류의 뱀에게 물린 사람은 당장 몸에 형성된 항체는 없지만 땅꾼 몸에 형성된 항체를 수혈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땅꾼 혈액 속에 있던 뱀독에 대한 항체가 뱀에 물린 사람에게 들어와 뱀독이 들어왔음을 인식하고, T 세포라고 불리는 백혈구에 의해 뱀독이 사라지게 된다. 
수혈과 같은 방법은 현대에도 뱀독에 대한 거의 유일한 치료법으로 인정되고 있다. 호주와 같은 나라에서는 맹독성 뱀이 많은데, 뱀독의 치료를 위해 각각의 뱀 종류가 가지는 독을 말에게 주사해 얻어지는 항체를 정제해 뱀마다 다른 종류의 항체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치료하고 있다. 말의 혈액이 독을 이겨 만든 항체를 투여해 대신 뱀독을 이겨주는 것이다. 뱀독만이 아닌 거미나 해파리 독 치료를 위해 토끼, 양에게서 얻은 항체를 이용해 치료한다.

면역의 전제 조건
우리 몸은 크게 선천성 면역과 후천성 면역을 가진다. 선천성 면역은 특정 병원체를 타겟으로 하지 않고, 피부나 호흡기에서 1차적으로 병원체를 걸러내는 작업을 한다. 후천성 면역은 병원체를 정밀하게 인지하고, 특정 병원체의 침입이 발견되면 그 병원체에 대한 적극적인 반응을 일으킨다. 선천성 면역이 광역 방위라면, 후천성 면역은 정밀 방위와 침입한 개개의 병원체에 대한 학습이다. 이런 후천성 면역이 가능한 이유는 후천성 면역 전반을 관장하는 항체의 특이성 때문이다. 109~1011에 달하는 다양성을 가지는 항체는 자기가 아닌 수많은 물질들을 정밀하게 구분하고 인식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항체라면 우리 몸의 세포를 이루는 수많은 물질들도 적으로 인식할 수 있지 않을까? 후천성 면역이 성립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있다. 바로 면역학적 ‘자기’와 ‘비非자기’를 정의하고 구분하는 것이다. 나와 적을 구분하지 못하면 아무리 뛰어난 전략과 전술을 가지고 있더라도 아무 쓸모 없는 것이 된다. 
침입자를 공격하는 백혈구인 T 세포는, 골수에서 분열한 조혈줄기세포가 가슴에 있는 흉선으로 이동한 뒤 분화해 만들어진다. 이 분화 과정에서 우리 몸의 세포를 이루는 수많은 물질들에 반응하는 세포는 자살하거나 무반응 세포로 변해 결과적으로 ‘자기’에 대해서는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세포만 남게 된다. 나는 공격하지 않고 침입자만 공격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정교한 면역 체계에 이상이 발생할 때가 있다.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하지 못하고 자기를 비자기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를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하는데 관절을 공격하는 류마티스 관절염, 전신의 세포를 공격하는 루푸스, 췌장 세포를 공격해 인슐린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소아당뇨병 등이 해당된다.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호르몬 불균형과 스트레스가 자기를 비자기로 인식하는 오류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놋뱀을 바라보듯
민수기 21장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나와 광야를 지나는 동안 길로 인해 마음이 상해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했다. 그러자 하나님이 불뱀을 보내 그들이 뱀에 물려 죽어갔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인도로 이집트에서 나와 가나안 땅으로 가는 길은 쉬운 길은 아니었다. 하지만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하시며 그들을 지키고 인도하셨기 때문에 그 길은 안전한 길이었다. 문제는 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 마음에 있었다. 자신들의 원함과 기준으로 보았을 때 그 길은 거친 길이었고, 거친 그 길이 그들은 싫었다. 하나님이 함께 계시면 어떤 길을 가도 문제가 안 되지만, 그들은 하나님 없이도 편한 길을 원했다. 
이스라엘 백성이 자신들을 이집트에서 건져내시고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마음에서 등졌다. 악하고 무능한 자신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선하시고 능력 있는 하나님을 밀어냈다. 자신에게 무엇이 유익한지, 자기와 비자기를 바르게 구분해야 하는 마음의 면역에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자신을 위하는 하나님의 마음을 ‘비자기’로 인지하는 면역 오류는 자가면역질환처럼 결국 자신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불행하게도 인간은 이 오류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없다. 필연적으로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뱀독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독을 이길 수 있는 항체를 투여하는 것이다. 인간을 영적 죽음에 이르게 한 독을 이기는 유일한 길은, 인간의 죄로 인해 십자가에 못박혀 흘리신 예수님의 피를 마음에 수혈 받는 것이다. 그 피가 우리 죄를 씻는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요 3:14~15) 
하나님은 인간으로 하여금 스스로 뱀의 독을 이기게 하시지 않았다. 인간에게는 뱀의 독을 이길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놋뱀을 쳐다본즉 살더라.”라는 말씀처럼, 십자가에 달려 우리 대신 심판을 받으신 예수님을 바라볼 때 우리가 죄에서 벗어나 생명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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