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나를 벗고 그리스도로 옷 입게 한 무전전도여행
[짐바브웨] 나를 벗고 그리스도로 옷 입게 한 무전전도여행
  • 홍석영
  • 승인 2024.02.04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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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심재윤 선교사 간증

지난 12월과 새해 1월, 한 주간씩 무전 전도 여행을 다녀왔다.

첫 전도여행은 마부쿠(Mavuku),마론데라(Marondera)를 지나 무타레(Mutare)까지, 두 번째는 치브(Chivhu)를 지나 마싱고(Masvingo)까지 다녀왔다. 한국의 4배에 달하는 크기의 짐바브웨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그 넓은 지역의 여러 도시에 머물며 맘껏 복음을 전하면서 행복했었다. 사실 여행을 떠나기 직전 마음을 무겁게 하는 문제들이 있었는데, 선교학교 시절에 목사님은 어려울 때, 배고플 때 복음을 전하라고 가르주셨었다. 오늘 오후에 마론데라에 사는 클레멘트 형제가 말씀을 나누고 돌아갔고 지난주엔 그의 딸이 교회에 이틀을 머물다 갔었다.

전도여행 후 교회를 방문해 말씀을 듣고 기뻐하는 클레멘트 형제
전도여행 후 교회를 방문해 말씀을 듣고 기뻐하는 클레멘트 형제

지난 11월 전도 여행 중 마부쿠에서 하루를 묵고 마론데라에가는 승용차를 얻어 탔다. 사실 짐바브웨에서는 모든 차가 얼마의 돈을 받고 영업한다. 우린 운전자의 배려로 돈 없이 탔었다. 그때 클레멘트를 차 안에서 만났다. 교제 후에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서 나는 그에게 갑작스럽게 제안했다. 그의 집에 가서 가족 모두를 위해 기도해 주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오후 내내 그 아내와 딸 마시따도 복음을 듣고 구원을 받았다. 때론 거리에서 승용차 혹은 트럭을 얻어 타고 가면서 기사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특히 여러 차례 버스에 올라 기사와 차장에게 양해를 구했고 허락받으면 그 안에서 복음을 외쳤다. 

트럭에서 만난 기사에게 복음을 전해 구원을 받았다.
트럭에서 만난 기사에게 복음을 전해 구원을 받았다.

간략한 현지어 인사에 승객들은 신기해했다. 서툰 영어로 복음을 전했지만 그들은 웃으며 기뻐했고 그중엔 ‘아멘’을 외치고 기도를 부탁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중에 룻자매는 버스에서 복음을 들었다. 이후 오디오 파일을 통해 말씀을 듣고 교제가 이어지고 있다. 가는 곳마다 하나님께서 잠잘 곳, 먹을 음식을 친히 준비해 주시는 것을 보았다. 무타레에서는 한 성공회교회에서 설교도 했다.

1월 말, 다시 무전 전도 여행길에 올랐다. 오병이어의 기적에 대한 박 목사님의 주일 말씀을 들었다. 사실 6개월치 집세를 지불한 후 자동차 기름값도 없는 지경이었다. 무전여행엔 연료도 돈도 필요치 않았다. 다만 주님의 손에 나를 맡기고 치브,마싱고를 향해 출발했다. 하나님은 과연 우리를 더 멀리,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도록 이끄셨다. 치브에선 추장(Chief) 무싸루와씨의 농장에 머물게 됐었다. 지난 짐바브웨 대통령취임식장에서 인사 한번 했던 인연으로 연락했다. 그는 우리를 그의 농장으로 인도했다. 시골 허름한 방이지만 숙소와 음식도 제공했다.

치부지역에서 나를 반겨준 무싸루와 추장
치부지역에서 나를 반겨준 무싸루와 추장

이틀 동안 그와 농장 일군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우리 모두 정말 행복했다. 그들은 죄 사함의 복음을 듣는 대목에선 일제히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그 깊은 시골 농장의 낯설었던, 다소 험상궂어 보였던 그들이었다. 그날 우린 복음으로 한 가족이 되었다. 그들은 지금 나를 '나의 목사님'이라고 부른다.

복음을 듣고 죄 사함을 받은 농장 일군들
복음을 듣고 죄 사함을 받은 농장 일군들

다음날 걷고 또 승용차, 버스를 이어 타고 마싱고에 도착했다. 버스 기사는 아예 차장에게 우리 버스비를 대납했고 먹을 음식까지 주었다.

복음을 듣고 마음을 연 트럭 기사가 준 차비 2달러
복음을 듣고 마음을 연 트럭 기사가 준 차비 2달러

마싱고에선 무투매목사를 만났다.  한 달 전 기술개발부 장관 초청으로 정부 워크숍에서 강연했었다. 그때 식사하면서 만나 복음을 전한 적이 있었다. 무투매목사는 미리 연락도 없이 왔으나 우릴 반갑게 맞았다. 고맙게도 근사한 숙소도 주었고 저녁엔 특별집회를 열어 말씀을 전할 기회도주었다. 복음을 전하면서 행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갑작스런 방문에도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도왔던 무투매 목사(맨 오른쪽)와 함께
갑작스런 방문에도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도와준 무투매 목사(맨 오른쪽)
특별 저녁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과 함께
특별 저녁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과 함께

다음날 그는 지방 장관(도지사)에게 나를 소개해 주었다. 우리를 소개했고 복음까지 전했다. 그는 내게 이 도시에서 자유롭게 마음껏 많은 시민에게 이 복음을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마싱고 도지사에게 복음을 전한 후 박목사님 서적을 선물했다.
마싱고 도지사에게 복음을 전한 후 박목사님 서적을 선물했다.

5년 전 IYF회원이었던 촘베형제를 만났다. 대법원 사무실 직원이 되어있었다. 오랜만에 만나 말씀 안에서 교제했다. 촘베는 나를 보니패스 목사에게 소개시켜 주었다.

콩고 출신인 그는 본인의 집으로 우릴 안내했다. 저녁 늦게 그 가족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역시 훌륭한 음식과 잠잘 방을 제공받았다.

돌아오는 중에도 만난 여러 기사와 거리에서의 사람들, 누구에게도 인사하고 복음을 전했다. 이후, 대부분 연락을 주고받고 말씀 오디오를 보내주고 있다. 발을 내딛고 나서 보니까 준비된 숙소, 음식 그리고 차들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잊을 수 없는 친구들, 믿음 안에서 가족을 얻었다.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도 복음을 전했다.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도 복음을 전했다.

서툴고 부족할수록 더 외치라고 해주신 목사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있다. 크고 작은 문제들로 낙심될 때가 있었다. 주님은 그런 못난 우릴 축사하셨다. 그리고 오천 명, 바로 짐바브웨의 심령들을 먹이시고 행복게 하시는 것을 보았다.

치부지역 경찰서장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소개하고 있다.
히치하이킹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 복음을 듣고 우리를 한 교회로 초대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와 합하여 세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로 옷 입었느니라' (갈3:27)

창세기 3장에서 하나님이 준비하신 가죽옷은 아담과 하와를 온전히 대속했고 그 부끄러움을 가리어 주었다. 요셉의 옷은 벌 받아야 할 그 형들과 보디발의 아내를 가리어 주었다. 예수님 또한 십자가에 달리실 때 그 옷들이 모두 나뉘고 제비 뽑혀 나갔다. 실은 우리를 위함이였다.

죄와 허물을 가리어 주셨을 뿐만 아니었다. 친히 당신을 입혀 주셨다. '나’가 아닌 '예수'로 살게 하신 것이었다. 나로 살면 늘 문제에 치어사는 보잘것없는 보리떡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예수로 옷 입었다.'

이번 여행은 나를 벗고 예수를 덧입게 하신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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