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행복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
[라이프] 행복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
  • 글 | 전은창(케냐 단기선교사)
  • 승인 2024.03.09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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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호 기쁜소식
포토 에세이

나는 2005년에 선교사이신 부모님을 따라 이탈리아로 가 그곳에서 15년을 살았다. 나는 어려서부터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부모님은 여러 이유로 많은 것을 못하게 하셨다. 그때는 이유를 들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고, 단지 하고 싶은 걸 막는 부모님이 야속하고 미웠다. 그래서 오랜 시간 나는 불행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돈만 있으면 나의 불행이 해결될 거라는 생각에, 2019년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군복무를 마치고 무역회사에 취직해 나를 위해 돈을 벌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적응하고 잘 지내고 있었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소망도 꿈도 목표도 없이 허무하게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돈만 있으면 모든 불행이 해결될 거라고 믿었지만 마음에 공허함과 미래에 대한 근심과 걱정은 더 커져만 갔다. 
하루는 어머니가 해외봉사를 갔다 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처음에는 안 간다고 했다. 이탈리아에서 15년을 살았기 때문에 해외봉사를 갈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은창아, 단기간으로 보면 너에게 1년이란 시간이 굉장히 길게 느껴지고 아까울 수 있어. 그런데 네가 앞으로 60년을 더 산다고 생각하면 그 60년 중에서 1년은 투자할 만하지 않니? 너의 인생을 위해서 말야.” 새로운 것도 해보고 꿈과 목표를 찾고 싶은 마음으로 해외봉사를 지원해 케냐로 갔다. 
케냐에서 현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보았다. 내가 살았던 환경과 전혀 다른 환경이었다. 정전도 자주 되고, 물도 직접 우물에 가서 퍼서 써야 하고, 요리할 때 불도 직접 때야 했다. 
나는 단지 하고 싶은 것을 못 하고 갖고 싶은 것을 못 가져서 불행하다고 생각했는데 케냐에서 현지 사람들이 살아가는 환경을 보니 내가 얼마나 부유하고 행복한 환경에서 살았는지 깨달았다.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하루는 케냐 김요한 목사님과 교제했다. 목사님이 창세기 39장 2, 3절 말씀을 해주셨다. 나는 단 한 번도 형통한 사람,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목사님과 교제하고 난 후 불행하다는 생각이 무너지고 ‘하나님께서 항상 나와 함께하시기에 나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 감사했다.
부끄럽지만 나는 살면서 한 번도 누구에게 복음을 전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감사한 것은,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단기선교 활동을 하면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참 많았다. 케냐에서는 매년 메디컬 캠프를 한다.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무료로 진료하며 사람들의 병을 치료해주고, 일대일로 복음을 전하며 사람들의 마음까지 치유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메디컬 캠프를 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사람이 있다. 처음엔 복음에 관심이 없고 별로 듣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리고 기독교인도 아니어서 내 말에 계속 반박했다. 내 이야기를 한 번만 들어달라고 얘기했고, 로마서 3장 23절, 24절 말씀으로 복음을 전했다. 이분이 말씀을 듣고 얼굴 표정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더 얘기해달라고 했다. 교제가 끝나자 “이런 귀한 복음을 전해줘서 너무 감사합니다. 저는 더이상 죄인이 아니라 의인인 거네요.” 하면서 너무 기뻐했다. 구원받은 사람들을 보니 내 마음이 너무 행복했다. 이게 바로 진정한 행복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또 기억에 남았던 활동은 케냐 국제고등학교에서 체육 교사로 일한 것과 아버지가 케냐에 오셨을 때 통역한 것이다. 나는 영어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케냐 학교에서 일하고 통역하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내 모습과 상관없이 내 마음과 상관없이 하나님의 종의 인도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통역도 해보았다. 부담스러운 일들이었지만 하나님의 종의 인도를 받으니 그것마저 복이었다.
창세기 27장에 야곱이 축복을 받는 이야기가 나온다. 야곱이 축복을 받으려고 스스로 한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어머니 리브가가 한 이야기를 그대로 따른 것밖에 없었다. 어머니의 이야기는 말도 안되는 거 같고 축복은커녕 저주를 받을 것 같았지만, 그대로 따랐을 때 축복을 받았다. 나도 교회의 인도를 받으면 손해보는 거 같고 인도해주는 방향이 말도 안되는 거 같았지만 교회와 하나님의 종의 인도를 받고 그대로 따를 때 그것이 가장 행복하고 복을 받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았다. 단기선교를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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