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내가 세계 최고의 교사가 될 거야.”
“얘들아, 내가 세계 최고의 교사가 될 거야.”
  • 한옥임(청주 링컨하우스스쿨 교사)
  • 승인 2014.01.2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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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만난 사람

 

어떻게 구원을 받으셨습니까?
친정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 구원받은 언니(한차임, 기쁜소식강남교회)를 통해서 기쁜소식청주교회 성도들이 우리 집에 찾아왔어요. 그날 목사님이 예배를 인도하셨는데, 하나님이 우주만물을 창조하셨다고 하시며 날개 있는 새나 곤충은 거듭난다고 이야기 하셨어요. 거듭나서 날개를 달고 자유롭게 사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나도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삼우제를 지내고, 언니가 승합차를 빌려서 어머니와 우리 6남매가 한밭중앙교회 집회에 참석해 말씀을 들었어요.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사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셨다는 강사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 사람이 그렇게 만들어졌구나!’ 하는 마음이 처음으로 들었어요. 흙의 성분과 사람 몸의 구성 성분이 똑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성경이 믿어졌어요. 그 전에 저는 삶에 매이는 게 싫어서 어떻게 하면 내 영혼이 자유로울까 하고 많은 책들을 읽으며 책 속에서 진리를 찾았어요. 그런데 그날 사람이 지은 책에 담긴 사상은 변하며, 변하는 것은 진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자연스럽게 ‘그렇다면 성경 말씀이 진리구나!’ 하고 믿어졌지요.
설교가 끝나고 강사 목사님이 ‘구원받기 원하는 사람은 손을 들라’고 하셨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손이 올라갔어요. 그리고 어느 목사님과 신앙상담을 나누던 중 죄 사함의 복음을 듣고 구원을 받았어요. 세상에서 느낄 수 없었던 기쁨이 솟아나더라고요. 1991년 4월 23일이에요. 그때부터 즐겁고 기쁜 삶을 살 수 있었지요.

구원받은 후 지금까지 지내오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어느 날, 복음이 나에게 전해지기까지 박옥수 목사님 부부가 어떤 길을 걸었는지를 우연히 조금 들을 기회가 있었어요. 삶이 굉장히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복음만을 위해 살았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분들은 정말 생명을 사랑하는 분들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구원받기 전에 교회를 다녀본 적이 전혀 없지만 우리 교회가 얼마나 귀한 교회인지 마음에 새겨졌지요. 제 마음이 교회에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되었어요.
구원받고 5년 후에 간 수양회에서 하나님은 내가 어떤 삶을 사는지 외형적인 모습을 보지 않고 내 영혼을 보시는 것을 알았어요. 겉으로는 신앙생활을 괜찮게 하는 것 같지만 속은 헐벗은 내 모습을 보면서, 나는 작아지고 하나님의 말씀이 커졌어요. 그 후로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받아들일 때 그 말씀이 역사하는 신기한 삶을 맛보며 살았지요.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 학생 캠프 교사, IYF 교사, 부인회장, 실버 교사까지 여러 직분들을 맡아 봉사하면서 복된 삶을 살았어요.

청주 링컨하우스스쿨 이야기를 해보지요. 어떻게 교사가 되었습니까?
5년 전 우리 교회(기쁜소식청주교회)에서 새 예배당을 지은 후, 대안학교인 링컨하우스스쿨이 예배당 건물 안에 세워졌어요. 곧 교사를 모집하기에 지원했지요. 저는 1978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이듬해에 중학교 영어 교사로 발령받아 10년 동안 교직에 있었어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동안, 특별히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 하고 마음을 많이 쏟았어요. 잘하는 아이들은 그냥 둬도 잘하니까요. 그런데 아무리 마음을 쏟고 방법을 강구해도 아이들이 원위치로 돌아갔어요. 그때 ‘내가 나중에 이런 아이들도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학교를 세우자!’는 마음을 가졌어요.
내 뜻대로 안 되는 교사 일이 힘들어서 미국으로 공부하러 가려고 그만두었는데, 비자를 받지 못해 이후로는 학교와 상관없는 삶을 살았지요. 그런데 교회 안에서 링컨하우스스쿨을 시작한다고 하니까 소망이 생겼어요. 비록 나이는 들었지만 ‘젊었을 때 가졌던 꿈을 여기서 펼치면 되겠다!’는 마음이 들어 교사로 지원했어요.

교사 생활은 바라던 대로 되었습니까?
1기 학생들이 50명 입학했는데, 대부분 전국 여러 도시의 링컨하우스스쿨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문제아들이었어요. 그 아이들이 신생 학교인 우리 학교로 몰려온 거지요. 그런데 박옥수 목사님은 그 아이들을 ‘별’이라고 하셨잖아요? 목사님이 하신 말씀을 생각하며 ‘나도 목사님의 눈으로 아이들을 봐야겠다’는 마음을 가졌지요. 소망의 눈으로 아이들을 보니까 예쁘더라고요. 젊은 날 꿈꾸었던 학교 생활이 펼쳐지리라는 기대감이 컸지요. 그런데 젊은 날과 달리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까 마음도 점점 지쳤어요. 언제부터인가 배가 아팠어요. 십이지장 궤양이 생긴 거예요. 그 일을 계기로 교사를 그만두었지요.

 
어떻게 다시 교단에 서게 되었습니까?
1년쯤 지난 2011년에 오세재 목사님이 우리 교회로 이동해 오셨는데, 목사님 사모님이 저에게 교사를 하면 좋겠다고 권해서 다시 시작했어요.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눈도 어두워지고 몸도 아픈 곳이 생기니까 ‘젊은 사람들이 일하고 나는 뒤로 물러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자꾸 뒤로 물러나려는 생각뿐이었지요. 교회에서도 어떤 이야기를 들으면 ‘나 말고 다른 사람이…’ 하고 자꾸 뒤로 빠졌어요.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도 내가 알고 있는 것만으로 가르쳤어요. 늘 ‘언제쯤 그만둘까?’ 생각하면서, 몸이 아프면 그 일을 계기로 그만두어야겠다고 마음먹었지요. 실제로 한번은 감기몸살이 심하게 찾아와 학교에 그만두겠다고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고요.

이후 어떤 변화가 일어납니까?
한번은 우리 교회에서 가진 집회 때 강사 목사님이 설교 중에 우리가 속고 사는 부분에 대해서 말씀하셨어요. 목사님이 어느 교회에서 목회할 때, 결혼한 한 자매가 머리가 아프고 기운이 없어서 설거지도 못하고 누워서만 지냈다고 해요. 남편이 견디다 못해 이혼하자고 하니까 자매가 겁이 나서 목사님을 찾아왔어요. ‘병원에 가서 검사하면 이상이 없는데 기운이 없어서 누워 있어야 한다’는 자매의 이야기를 듣고, 목사님이
“그건 자매 생각이에요. 허상이에요. 그 생각을 버리면 살아요.” 하고 이야기해 주셨대요. 자매가 이혼할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이니까 목사님 이야기를 그대로 마음에 받아서 자기가 아프다는 생각을 버렸대요. 그러자 전혀 아프지 않고 굉장히 건강한 사람이 되었대요.
그 자매 모습이 꼭 내 모습이었어요. ‘나는 한의원에 가면 맥이 안 짚여. 나는 기운이 딸려. 그러니까 시간이 나면 쉬어야 돼.’ 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생활하니까 힘이 없는 거예요. ‘이것이 내 생각이었구나! 내 체질이 아무리 그래도 하나님이 바꾸시면 되지!’ 하는 마음이 일어났어요. 그동안 내가 내 생각에 속아서 살았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도 내 생각을 버렸어요. 그 후로는 자꾸 성경 말씀이 마음에 들려왔어요.

생각을 버린 후 어떤 일이 일어났습니까?
우리 교회 목사님은 “하나님이 준비된 자를 쓰신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셨어요. 한번은 목사님이 “주가 쓰시겠다 하라”는 말씀을 전하셨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목사님이 그 말씀을 마음에 받으셨더라고요. 그러니까 쓰임 받을 날을 위해 준비하신 거예요. 목사님이 ‘박옥수 목사님의 저서들을 열 번 이상 읽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책을 읽고 계신대요. 그렇게 해보니까, 읽을 때마다 새로운 것이 보인대요. 그런데 우리는 많은 날들을 내가 무엇을 안다는 생각 속에서 살기에 더 배우지 못하는 거예요. 목사님은 그 후로 계속해서 해외 캠프의 강사로 가셨어요. 인도에도 가시고, 대만에도 가시고…. 하나님이 많이 쓰시는 것을 보았어요.
한번은 주일 오전 예배를 마치고 2부로 가진 부서별 모임 시간에 사모님이 안 계셔서 목사님이 부인회를 대신 인도하셨어요. 그때 목사님이 “지금은 100세 시대입니다” 하시는데, 저도 TV에서 사람들이 60세에 새로운 기술을 배워서 직장을 구하는 것을 보았기에 생각이 되었어요.
‘내가 내년이면 60인데, 20년 정도를 더 산다고 하자. 그러면 남은 20년을 뭐하고 살지? 매일 세 끼 밥만 먹고 살면 되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목사님이 “여러분, 꿈을 가지셔야 합니다” 하셨어요. 꿈? 전혀 생각지 않았던 일이지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목사님은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것들을 계속 준비하는 삶을 사셨더라고요. 목사님이 다시 “꿈을 먼 데서 찾지 말고 가까운 데서, 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찾아보세요” 하셔서 또 생각이 되었어요.
‘나는 살림도 못 하고, 음식도 못 하고…. 잘하는 것이 없는데, 그나마 영어 교사를 하고 있잖아. 그래, 영어를 알고 있는 것으로 대충 가르칠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공부해서 아이들을 가르치자!’
마음이 거기에 이르니까 박옥수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어요.
“링컨스쿨이 세계 최고의 학교가 될 것입니다. 링컨스쿨 교사가 세계 최고의 교사가 될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나는 교회가 흘려주는 마음을 품지 않고 살았던 거예요. 그냥 내가 보는 형편에 초점을 맞추고 살았던 거예요.
‘그래, 이 마음을 받아들이면 하나님이 이루시겠구나! 그라시아스 합창단이 그렇게 되었잖아. 그 일을 증거로 삼으면 되겠다.’
마음에 꿈이 생겨났어요. 꿈이 씨앗처럼 심겨졌어요.

꿈이 생긴 후로 삶에 어떤 변화가 나타납니까?
마음에 소망이 생기고 힘이 생겼어요. 집에 돌아와서 저녁에 다음날 수업할 내용을 공부하다 보면 눈이 맑아지고 정신도 초롱초롱해졌어요. 옛날의 제가 아닌 거예요. ‘두 시간 이상 책을 봐도 눈이 안 아프다. 신기하다! 왜 이러지?’ 하며 즐거웠어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내가 세계 최고의 교사가 될 거야. 너희들 잘 봐. 그리고 내가 너희보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할 거야.” 하고 이야기했어요. 아이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더라고요. 재미있는 것은, 그때부터 아이들이 저에게 달려들어요. 이것저것 가르쳐 달라고요.

 
지금 학생들은 몇 학년입니까? 아이들과는 잘 지내는지요?
1기 학생들이 2011년에 졸업하고, 지금 학생들은 2012년에 입학한 2기 학생들로 2학년이에요. 우리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가요. 아이들이 부모와 떨어져서 기숙사에서 생활하잖아요. 집에 있으면 부모님이 조곤조곤 살펴줄 텐데, 내가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해야겠다는 마음을 주님이 주세요. 우리 반 아이들 생일이 되면 음식을 마련해서 아이들과 함께 나누는데, 아이들이 무척 좋아해요. 아이들은 먹는 것에 마음이 많이 열려요. 수업 시간에도 조금이라도 잘하면 사탕을 주려고 제 책상에 사탕을 많이 쌓아 두었어요. 혼내기보다 격려해 주고 싶어요. 아이들과 서로 허물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지내다 보니 마음이 흘러요. 마음이 흐르니까 학교 생활이 즐겁고 행복하지요.

실력 있는 교사가 되는 것 외에 꿈이 있다면요?
세계 최고의 영어 교사가 되자는 마음을 가진 후 학생 캠프 교사강습회에 참석했어요. 그곳에서 가르침을 받으며, 세계 최고의 교사를 지식적인 면에서만 생각했는데, 아이들의 마인드도 최고로 지도할 수 있는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렇게 하려면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아요. 컴퓨터를 이용해서 준비할 것들도 많은데, 저는 컴퓨터도 잘 다룰 줄 모르지만 물러서고 싶지 않아요. 지금부터 시작하면 되지요. ‘나이는 많지만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있어요.

30대에 구원을 받아서 이제 60을 바라보고 계신데,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삶을 살다가 주님 앞에 서고 싶은지요?
올해 전국 교회에서 성경공부 모임이 시작되었잖아요? 우리 교회 목사님도 형제 자매님들에게 성경공부를 시작하라고 하셨는데, 저는 누구하고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아 미적거렸어요. 그런데 복음 전하는 삶을 가장 크게 여기는 목사님 이야기를 자주 들으면서 ‘나도 복음 전하면서 살았던 좋은 때가 있었는데…’ 하고 복음 전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어요. 바쁘지만 복음을 전하고 싶다고 하나님께 기도했지요. 감사하게도, 제가 다니는 미용실의 미용사 아주머니와 얼마 전부터 성경공부가 시작되었어요. 성당에 다니는 분인데, 말씀을 아주 잘 들어요. 성경을 조금씩 가르쳐 주면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받아들이며 기뻐하고 좋아해요. 자주 오라고 하고, 손님이 없으면 가지 말라고 붙잡아요.
전도해 보니 복음을 전하는 것만큼 기쁜 삶은 없어요. 복음을 전하는 것에는 누구도 줄 수 없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 있어요. 교사로서 마음을 다하겠지만, 그 전에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람이 많든 적든 관계없이 복음을 전하면서 남은 삶을 살고 싶어요.

육체는 가을을 지나고 있지만 마음은 봄날인 한옥임 선생님. 그리스도인은 몸에 갇혀서 살지 않고 몸에서 벗어나 하나님이 주시는 꿈을 꾸며, 그 꿈으로 몸을 끌고 다닌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마음은 이 땅을 떠나 주님의 품에 안기는 날까지 늘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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