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의 섬들에도 복음이!
남태평양의 섬들에도 복음이!
  • 심기원 (피지 선교사) 외
  • 승인 2015.01.1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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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l 피지 IT & 크리스천 캠프

 
지난 2014년 11월 27일부터 30일까지 피지의 남태평양 종합대학University of the South Pacific 옆에 있는 피지 국립체육관에서 ‘피지 IT & 크리스천 캠프’가 열렸다. 정부의 초청으로 300여 개의 섬에서 온 450명의 학생들을 비롯해 700여 명의 참석자들이 시간이 갈수록 캠프에 젖어들어 기쁘고 즐거우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마인드 강연을 맡은 박희진 목사는 나흘 간 복음을 전했다. 캠프 마지막 날, 박희진 목사가 예수님이 “다 이루었다!”고 하신 것처럼 주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심으로 우리를 구원하는 일을 다 이루셨다고 이야기하자 학생들도 “아멘!” 하고 화답했다.
남태평양의 섬들에 사는 사람들이 하나 둘 구원받고 있다. 전에는 상상 속에서나 그려보았던 남태평양 바다에 떠 있는 수많은 섬들과 그곳 사람들이 우리의 형제요, 자매가 되어 우리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순수한 남태평양 섬 사람들의 마음에 복음이 불길처럼 번져가고 있다.

· 여러 섬에서 “와 달라!”고 우리를 부른다 | 심기원 피지 선교사
· 하나님이 우리를 그곳으로 보내셔서 | 송장선

 

 

여러 섬에서 “와 달라!”고 우리를 부른다
심기원 (피지 선교사)

자메이카에서 고향으로, 다시 피지로

 
2005년, 단기선교를 다녀온 자메이카로 선교를 나갔다. 3년 반을 자메이카에서 보내는 동안 교회와 하나님의 종은 모른 채 나를 믿는 눈만 키워나갔다. 2008년 여름, 월드캠프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했을 때 비로소 내 모습을 조금 알 수 있었다. 6개월 간 책망을 듣고 훈련을 받았지만 높아진 마음이 쉽게 낮아지지 않았다. 목사님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좋은 간증을 꾸며 나갔지만 허사였다. 다시 꾸미고 또 무너지고, 그런 일을 반복했는데 더 이상 그렇게 지내다가는 미칠 것 같았다. 목사님이 마지막으로 “내가 자네를 바꿔 주려고 했는데, 나도 어떻게 할 수가 없네.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하고 물으셨다. “목사님, 저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습니다. 고향에 내려가서 마음을 비우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목사님은 “그래, 마음을 비워서 돌아오면 내가 다시 쓰겠네”라고 말씀하셨다.
고향 광주로 내려갔다. 광주은혜교회 목사님이 교회에서 살 수 있게 배려해 주셔서 신앙생활을 처음부터 다시 배울 수 있었다. 나를 믿고 산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말씀 안에서, 삶 속에서 배웠다. 말씀을 믿는 믿음으로 사는 삶이 어떤 것인지 조금 알 것 같았다. 교회에서 ‘학교에서 복음의 일을 하면 좋겠다’는 뜻을 보여 전남대학교에 편입했다. 두 아이가 있는 가장으로서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지만 내 계산대로 살고 싶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4학년 2학기를 남겨둔 때였다. 다시는 박 목사님을 뵙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목사님을 다시 뵙게 되었다. 대덕 수양관에서 목사님을 뵈러 가며 또 책망을 들을 것 같았는데, 내 생각과 달리 목사님은 무척 기쁘게 나를 맞아주셨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가?”
“목사님, 제가 틀렸습니다.”
“교회를 떠난 사역자들이 이제 다 다시 돌아올 거야. 하나님 앞에 참 감사하네.”
목사님은 기뻐하시며 “회개는 나를 믿는 데에서 말씀을 믿는 곳으로 옮기는 거야”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해에 학교를 졸업한 후, 마하나임신학교에 다시 들어가는 것에 잠시 갈등했다. 그러나 노아의 눈에 이 세상은 이미 물로 심판 받은 것처럼, 하나님의 종의 마음에 이 세상은 이미 불타버린 세상이었다. 그렇기에 이 세상에 마음을 둘 수 없는 박 목사님의 마음이 감각되어 마하나임신학교에 다시 입학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신학교에서 지내는 동안 성경 말씀들이 이전에 신학교에서 지내며 들었던 말씀과 다르게 내 마음을 두드렸고,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 주었다.
이듬해인 2013년 1월 1일, 피지로 가라는 교회의 인도를 좇아 나는 피지의 수도 수바로 향했다.

가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나라지만
피지는 호주 시드니에서 비행기를 타고 동쪽으로 4시간 30분 가량 가야 하는 남태평양의 섬나라였다. 처음 접하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긴장감과 함께 걱정스런 마음이 올라왔다. 그때 하나님께서 당신의 마음을 나에게 보여 주셨다. “네가 알지 못하는 나라를 부를 것이며 너를 알지 못하는 나라가 네게 달려올 것은 나 여호와 네 하나님 곧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를 인함이니라. 내가 너를 영화롭게 하였느니라.”(사 55:5) 이 말씀을 인하여 마음에 큰 평안이 찾아왔다. 비록 가본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는 나라지만 하나님이 나를 이미 영화롭게 하셨다는 마음이 들었다.
피지 교회는 호주 시드니교회에 나가는 안나 자매의 전도로 시작되었다. 피지 사람인 안나 자매는 가족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어서 시드니교회의 양운기 목사님께 피지에 와주실 것을 부탁했다. 양 목사님이 피지를 수차례 방문했고 복음을 전해 구원받은 사람들이 일어났다. 구원받은 형제 자매들이 어느덧 20여 명에 이르고, 그들이 피지에 교회가 세워지기를 간절히 소망해 우리 부부가 파송받은 것이다.
2013년 1월 7일, 기쁜소식울산교회의 오성균 목사님을 모시고 창립예배를 드렸다. 예배를 드리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좋은 예배당을 주시고 형제 자매님들을 허락하셔서 감사했다. 그 후로 우리 부부는 복음의 역사에 다시 참예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하나님 앞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

“이 강연을 피지 청소년들에게 들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2013년 6월에 한국에서 월드캠프가 있었는데, 캠프에 피지 청소년부 장관을 초청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다. 우리 교회의 사무엘 형제가 군대에서 장관님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고 해서 약속을 잡아 만날 수 있었다. 장관님은 캠프에 가자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은 얼마 전에 한국에 다녀와서 다시 가기 힘드니 차관을 보내 주겠다고 하셨다. 작은 섬나라이니 장관은 가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차관님을 만나 이야기해 보니 한국 월드캠프에 관심이 많았다. 그분은 한국 주재 피지 대사와 친척 관계여서 더욱 가고 싶어하셨다. 차관님은 캠프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하셨다.
캠프 일주일 전, 차관님이 갑자기 해외에 출장을 나가 연락이 두절되어 난감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여기서 그만두어야 하나, 아니면 계속 진행해야 하나…?’ 청소년부에 연락해 차관님이 머물고 있는 곳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전화를 드렸다. 차관님은 “이번에 갈 수 없을 것 같으니 내년에 갑시다. 미안합니다”라고 하셨다. 비행기 표를 이미 준비한 상황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알겠습니다. 내년에는 꼭 같이 가시죠” 하고 마무리지었다.
그런데 “…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할 수 있느니라.”(마 19:26)라는 말씀이 떠올랐다. 다시 차관님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하면 이번에 갈 수 있는지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그러자 차관님도 마음을 돌이켜 내가 피지에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주셨다. 결국 하나님께서 차관님이 극적으로 캠프에 참석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다.
차관님은 캠프 기간에 박옥수 목사님의 마인드 강연을 듣고, 한번은 ‘이 마인드 강연을 피지에서 우리 청소년들에게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내비치셨다. “차관님, 마음만 있으면 가능합니다”라고 말씀드렸다.
한 해가 지나 차관님은 2014년 한국 월드캠프에도 참석하기를 원하셨다. 나는 장관님과 함께 참석하기를 바랐지만 선거 기간이라 바쁘셔 차관님만 모시고 갔다. 캠프 기간에 차관님은 박영국 목사님, 테리 목사님과 교제를 나누었고, 복음이 그 마음에 분명히 자리잡았다. 캠프를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차관님은 “피지에 도착하면 꼭 우리 집에 와서 내가 이곳에서 들었던 복음을 우리 가족들에게 전해 주세요” 하고 부탁하셨다. 하나님 앞에 참 감사했다.

‘내가 왜 이렇게 큰 건물을 빌렸지?’
2014년 9월,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굿뉴스의료봉사회에서 보낸 메일로, 아프리카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번져 아프리카에 의료봉사를 갈 수 없으니 피지에서 봉사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하나님께서 피지에 은혜를 입히신다는 마음이 들었다. 11월에 박희진 목사님을 초청하여 갖는 성경세미나와 함께 의료봉사를 하기로 일정을 잡았다. 호주 시드니의 양운기 목사님께 이 소식을 알리자, 양 목사님은 청소년들을 위한 IT 캠프를 함께 진행하자고 하셨다. 그렇게 하여 ‘IT & 크리스천 캠프’가 탄생했다.
짧은 기간에 큰 행사를 준비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먼저, 장소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곳 저곳 알아보다가 피지 국립체육관을 빌렸다.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피지에서 두 번째로 큰 체육관이다. 대관하고 난 후 ‘내가 왜 이렇게 큰 건물을 빌렸지? 내가 미쳤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과연 캠프에 몇 명이나 참석할까?’ 서서히 걱정이 올라왔다. 양 목사님께 말씀드리니, 목사님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며 그대로 하자고 하셨다.
피지는 인구가 90만 명이 조금 안 되는 나라로, 피지 토속인이 50만 명가량이고 인도계 피지인이 40만 명가량이다. 종교는 대부분 기독교와 힌두교를 믿는다. 수도가 있는 본 섬은 경상북도 크기지만 남태평양에 있는 섬들 가운데에는 가장 큰 섬으로, 주변에 있는 섬나라에서 학생들이 유학 와서 공부하는 ‘남태평양 종합대학’이 이곳에 있다. 우리가 빌린 체육관은 그 대학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이었다.

300여 개의 섬에서 450명을 선발하여 캠프에 보내겠다
캠프를 진행하기에 우리는 힘이 부족하고 물질도 많이 부족했다. 청소년부 차관님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자, 차관님은 피지에 유익한 행사니 돕겠다고 하며 국가에 소속된 ‘국가 청소년 악단’을 공연팀으로 보내 주셨다.
이어 총리실의 실장님을 찾아갔다. 그분은 우리 교회 한 형제의 친척이었다. 우리는 실장님을 만나 캠프에 대해 설명하고 IYF 홍보 동영상을 보여 드렸다. 그분은 굉장히 기뻐하며 ‘총리실에서 이 행사를 후원한다’는 공문을 만들어 주었다. 이후 청소년부 장관님이 총리실에서 보낸 공문을 받고 우리에게 만나자고 연락해 오셨다.
몇 명의 형제 자매들과 함께 찾아가 청소년부 장관님·차관님을 비롯해 관계자들과 1시간 가량 회의를 가졌다. 장관님이 어떻게 사람을 모을 거냐고 물으셨다.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전단지와 포스터를 만들어 캠프를 알릴 계획이라고 말씀드리자, 장관님은 “내일 청소년부에서 자체 회의를 가진 후 이 캠프에 참석할 사람들의 수를 가르쳐 주겠습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다음날, 다시 연락을 받고 장관실에 찾아갔다. 장관님은 “피지에는 4개 구역이 있고, 300여 개의 섬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리더 급의 학생들 450명을 선발하여 캠프에 보내기로 했습니다. 450명에 대한 식사와 숙소 비용, 교통비는 모두 지원해 주기로 했습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차관님이 한국 월드캠프에 두 차례 참석한 후 청소년부에 소속된 기관장들과 정부 관료들에게 IYF와 월드캠프를 소개해 많은 사람들이 이미 우리 캠프에 대해 알고 있었다.
청소년부의 도움으로 보건부 관계자들과도 만나 캠프 기간에 있을 굿뉴스의료봉사회의 활동에 대해서도 의논할 수 있었다. 보건부에서는 의료봉사단에게 식사와 차량을 제공하고,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텐트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신문에 광고를 내 우리가 하는 일들을 홍보해 주었다. 이렇게 청소년부, 보건부와 함께 캠프를 개최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기쁜 일은, 참석자들이 대부분 복음을 확신했다는 것
2014년 11월 29일 저녁, 캠프의 막이 오르고 청소년부 장관님이 축사를 해주셨다. 장관님은 공연을 다 보고 강사인 박희진 목사님이 전한 메시지도 끝까지 경청하며 마음을 여셨다. 행사를 마치고는 박희진 목사님과 개인적으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고 돌아가셨다.
캠프에는 모두 700여 명이 참석했다. 피지 각 지역의 마을 청년 리더와 섬들의 대표 학생들 450여 명이 정부의 초청으로 참석했고, 100명의 자원봉사자와 일반 참가자 150여 명이 함께했다. 참석자 가운데에는 키리바티, 마투쿠, 솔로몬 등 작은 섬에서 온 학생들도 많았다.
이번 IT 캠프는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해 컴퓨터 사용이 서툰 학생들을 위해 준비했으며, 오후 아카데미 시간에는 태권도·라이처스 댄스·한국어·아트 등의 클래스가 개설되어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무엇보다 기쁜 것은, 참석자들이 대부분 복음을 확신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손을 들어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자신이 의인이 되었다며 표시했다.
캠프 마지막 날 아침에는 청소년부 장관님과 학생들과의 만남 시간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전에는 왜 이런 캠프를 준비하지 못했습니까?” 하고 항의하듯 묻기도 하고, “이런 캠프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주세요!” 하고 공식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이 섬, 저 섬, 복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찾아가
“내게 구하라. 내가 열방을 유업으로 주리니 네 소유가 땅 끝까지 이르리로다.”(시 2:8)
하나님께서 당신의 종에게 주신 이 약속이 피지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이 감사하다. 그리고 그 약속을 이루는 도구로 내가 쓰이고 있음이 참으로 감사하다. 40여 년 전, 박옥수 목사님이 남태평양의 섬들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던 것이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본다. 나를 보면 게으르고 할 말이 없는 사람인데, 때가 급하여 하나님께서 우리를 붙들어 도구로 쓰심이 감사하다.
캠프가 끝난 후, 기쁜소식천안교회의 부사역자인 김세환 목사님을 초청해 후속 집회를 가졌다. 교회의 형제 자매들,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과 자원봉사자 등 120여 명이 참석해서 말씀을 들었다. 구원받은 사람들 마음에 복음이 더욱 견고하게 세워졌고, 그들은 “이 복음은 난생처음 처음 들었습니다. 이번 캠프를 통해 의인이 되었습니다!” 하며 기뻐했다. 키리바티의 작은 섬에서 온 청년 포아키라는 자기 나라에도 이 복음이 전해지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집회를 마치고 12월 14일 주일에는 야외에서 예배를 드렸다. 110여 명이 참석해 지난 캠프를 돌아보고 들은 복음을 되새기는 복된 시간을 가졌다. 여러 섬들에서 “와 달라!”고 우리를 부르고 있다. 이제부터는 이 섬, 저 섬, 복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찾아가 그곳에서 ‘미니 IT 캠프’를 개최하며 복음을 전하려고 한다.

 
나의 죄가 어떻게 씻겨졌는지 알게 되어…
“저는 친구를 통해 이 캠프를 알았습니다. IT 캠프로만 알고 참석했는데, 신앙 프로그램도 있어서 더욱 기뻤습니다. 캠프에서 제가 가장 좋아했던 프로그램은 마인드 강연입니다. 그 시간이 저에게 도전을 주고 제 인생에 변화를 가져다주었기 때문입니다. 마인드 강연을 들으며, 죄가 어떻게 이 세상에 들어왔고 내가 어떻게 죄인이 되었는지 정확히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나의 죄가 어떻게 씻겨졌는지 알게 되어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또한,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이 캠프가 너무 좋아 앞으로도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니카)

 

 

하나님이 우리를 그곳으로 보내셔서
송장선 (기쁜소식강남교회)

 
2014년 여름에 아프리카 의료봉사를 준비했지만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케냐를 제외하고는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피지로 길을 열어 주셨다. 
IT 캠프와 의료봉사를 함께 진행하다 보니, 현지에서 준비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준비를 조금이라도 돕기 위해 선발대로 피지에 도착했다. 분명하게 정해진 것들이 없어서 좀 막막했지만 우리에게 길이 없을 때 하나님께서 당신의 선하신 계획대로 일들을 이끄셨다. 캠프는 청소년부에서 적극적으로 도왔고, 의료봉사는 보건부에서 차량, 식사, 홍보, 천막 제공 등 많은 부분을 지원해 주었다. 일들을 준비하는 동안 피지 정부와 우리 교회가 굉장히 가까워졌고, 형제 자매들도 발걸음을 내딛으면 하나님이 도우시는 것을 보며 감사해 했다.
의료진의 일정은 빠듯했다. 11월  27일 오후에 한국을 출발해 10여 시간을 날아와 피지 난디공항에 도착한 후, 다시 육로로 4시간을 이동해 28일 오후 2시경에 행사장에 도착했다. 피곤할 만한 여정이었지만, 짐을 풀고는 한국 의료진들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환자들을 위해 곧바로 진료에 들어갔다.
피지에도 국립병원, 개인 의원들이 있지만 시설이 낙후되었거나 진료비가 너무 비싸 국민들이 의료혜택을 받기 쉽지 않다. 그렇기에 의료봉사단이 진료하는 1분 1초가 그들에게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3일 간의 일정 동안 의료진들은 밥 먹고 진료하고 늦은 밤에 자는 일 외에 다른 시간을 갖지 않았다.
첫날, 진료 시작 전에 가진 전체회의 때 의료봉사팀 팀장인 김성원 원장(렉스과천치과)은 “출발하기 전 박옥수 목사님을 잠깐 뵙고 왔습니다. 목사님은 ‘저 대신 피지에 가는 거라 생각하고 진료만 하지 말고 영어로 복음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하고 전했다. 의료봉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던 우리 마음에 주님은 복음을 전할 새 마음을 주셨고, 우리는 그 길이 열리길 소망했다.
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할 때는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오기에 의료진들은 숨가쁘게 진료만 해야 했다. 그에 비해 피지에서는 환자들이 많지 않아 내심 걱정했다. 그런데 오히려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세심하게 진료해 줄 수 있어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 크게 만족했다. 또한 진료 중간중간에 환자들에게 복음도 전할 수 있어서 무척 감사했다. 
특별히 굿뉴스코 동문 10명이 진료 보조 및 통역 자원봉사자로 동행했는데, 의료봉사 일정을 마친 후에는 교회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마을 베라타에 찾아가 마을 사람들을 초대해 마을회관에서 여러 공연을 선보였다. 그들은 행복했던 단기선교사 시절로 돌아간 듯했고, 마을 사람들은 굉장히 즐거워했다. 이어 굿뉴스코 동문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복음을 들은 사람들 가운데 우리를 도왔던 마을 청년회장이 구원받았다. 늦은 밤, 우리가 마을을 떠날 때 그는 “오늘 아이들도 어른들도 정말 행복했습니다. 특히 제가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하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나중에, 그 마을에서 피지 선교사님을 모시고 집회를 갖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어서 무척 감사했다.

 
의료봉사팀이 돌아간 후, 4명이 남아 피지 교회 마누아 자매님의 고향인 모투리키 섬으로 전도여행을 떠났다. 피지에서는 300여 개의 섬 주민들이 수도 ‘수바’가 있는 비티레부 섬으로 모여든다고 한다. 이렇게 수바로 왔다가 구원받은 형제 자매들이 자기 고향 섬에도 복음을 전해 주길 원한다. 어떤 섬은 가는 데에만 하루가 걸리고, 배편도 한 달에 한 번 있다고 한다. 그런 까닭에 마누아 자매님은 우리와 함께 가는 전도여행을 크게 생각하고 무척 기뻐했다.
모투리키 섬은 그나마 가까운 섬으로, 가는 데 반나절 정도 걸렸다. 모투리키 사람들은 순박하고 정이 많아 보였다. 자매님이 섬 이곳저곳에 흩어져 사는 친척들을 불러모으니 25명가량이 되었다. 촛불을 켜놓고 둘러앉아 찬송을 부르며 수요일 저녁 모임을 가졌다. 감사하게도, 나에게 말씀 전할 시간을 주어 40여 분간 복음을 전했다. 깜깜해서 말씀을 듣는 사람들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질문에 대답도 잘하고 손도 들며 진지하게 말씀을 들어 참 감사했다. 머지않아 복음의 열매들이 풍성히 열리겠다는 소망이 생겼다.
우리 인생에서 찾아갈 이유가 없었던 남태평양의 섬들, 만날 이유가 없었던 그곳 사람들, 하나님이 우리를 그곳으로 보내 사람들 마음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계신다. 그리하여 그곳에서 찬송이 울려퍼질 날을 하나님이 계획하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그 섬들을 다시 방문해 하나님이 그 계획을 이루시는 일에 도구로 쓰임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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