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물줄기가 흘러들어와
생명의 물줄기가 흘러들어와
  • 박민희 편집장
  • 승인 2015.05.0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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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간증

 
기쁜소식사에서 일하는 동안 어느덧 20여 년이 흘렀다. 강산이 두 번 변할 세월을 이곳에서 보냈다. 그 시간들이 나에게는 몹시 소중했다. 강산이 변하는 것보다 더 큰 변화가 나에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등에 업혀 지나왔던 20년, 그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대략이나마 간증한다.

허공에 떠 있는 존재처럼 이유 없이 숨을 쉬고 있는 자가 되어
젊은 날, 나는 믿음의 길을 찾지 못해 많이, 그리고 깊게 방황했다. 너무 동떨어진 성경 말씀과 이 세상의 흐름, 그리고 거리가 아주 먼 성경 말씀과 나의 모습. 거기에서 오는 혼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싶었다. 악한 ‘내’가 혼란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내는 근원인 줄 몰랐고, 하나님의 사람만이 그 혼란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사실도 몰랐기에 악한 ‘내’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섰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구원받은 후 늘 따라다니던 지긋지긋한 혼돈 해결하지 못하면 인생을 마치리라는 마음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서 생각하고, 생각한 것들을 노트에 적었다. 마음이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속에서 ‘이 이상 가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울림이 있었지만, 끝장을 보리라는 마음으로 무시하고 생각에 빠져들었다. 그날 이후 평안이 사라졌다. 마음에 황량한 바람만 불어대는 것 같았다. 그래도 문제의 답을 얻으면 모든 것이 회복되리라는 기대감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려고 생각했지만 결국 ‘하나님은 당신 마음대로 하는 독선적인 분’이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신앙은 부서져버렸다. 하나님에 대한 반감으로 더 이상 신앙생활을 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세상에서 얻고 싶은 것도 없었기에 나는 할 일이 없었다. 그냥 허공에 떠 있는 존재처럼 아무 이유 없이 숨을 쉬고 있는 자가 되어버렸다.
 생각하는 동안 정신이 많이 약해졌다. 사람 앞에 서는 것이 심하게 두려웠다. 나중에는 개나 고양이가 쳐다보는 것도 두려웠다. 3년을 밖에 거의 나가지 않고 방안에서만 지냈다.
 하나님은 나에게 긍휼을 더하셨다. 살 이유도, 살고 싶은 마음도 없었지만 살게 하셨다. 그리고 어느 날, 전부터 조금 가까웠던 당시 기쁜소식사 대표인 김욱용 목사님이 나를 찾아왔다. 김 목사님은 나에게 기쁜소식사에서 일해 보라고 했다. 많이 망가져 정상이 아닌 내 상태를 이야기하고, 괜찮다고 하여 따라나섰다.

‘히브리서 강해’를 듣는 동안 마음에 따뜻한 물줄기가 흘렀다
기쁜소식사에서의 삶이 시작되었다.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속으로 떨며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는 것처럼, 두려움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가면 녹초가 되었다. 별로 하는 일 없이 아주 힘든 나날을 보냈다.
 두 달이 지나 처음으로 일을 맡았다. 내가 맡은 일은, 박옥수 목사님이 필자로 연재했던 ‘히브리서 강해’였다. 목사님이 원고를 글로 써서 주신 것이 아니라, 오디오 테이프에 녹음해서 보내 주셨다. 그 내용을 타이핑한 후 글로 다듬는 것이 내가 할 일이었다.
 처음 테이프를 받아 타이핑하던 날 나는 크게 충격을 받았다. 박 목사님은 주로 이른 새벽에 원고를 녹음하셨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혼자 히브리서를 한 구절씩 강해하셨을 텐데, 목사님은 수십 만 명, 수백 만 명을 앞에 두고 이야기하듯 목이 터져라 외치고 계셨다. 무슨 이야기를 그토록 애타게 하고 싶으신 것인지…! 무슨 이야기를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것인지…! 타이핑한 후 내용을 프린트해 읽으면, 종이 위에는 목사님의 애달픈 마음이나 가슴을 절절하게 만드는 외침은 어디 갔는지 하나도 보이지 않고 글자들만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었다. 가슴이 아팠다. 어떻게든 목사님의 마음이 글 속에 살아 있게 하고 싶었다. 글을 다듬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그렇게 내 인생의 새로운 막이 시작되었다.
 박 목사님이 보내 주신 ‘히브리서 강해’ 테이프를 듣고 타이핑하는 동안 내 마음에는 따뜻한 물줄기가 흘렀다. 당시 내 속은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져서 늘 날카로움과 고통이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목사님 글을 대하는 때만 그 고통에서 벗어나 평안을 누리는 시간이었다. ‘아, 내가 오해했구나! 하나님은 좋은 분이시구나!’
 비로소 살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심하게 망가진 상태였다. 도저히 추스를 수 없을 만큼 내 속은 파괴되어 있었다. ‘왜 어리석게 화약을 짊어지고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었을까?’ 후회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가족과 교회에는 죄송하지만, 고통이 너무 심해 하나님께 죽음을 달라고 간곡히 기도 드렸다. 이젠 죽어도 될 것 같았다.

‘이 책은 진실로 거룩한 하나님의 책인 모양이다!’
하나님은 여전히 나를 살게 하셨다. 고통스러웠지만 하루하루를 보내게 하셨다. <기쁜소식>에서 맡은 일들도 조금씩 많아졌다. 이 세상에 <기쁜소식>처럼 좋은 잡지가 있을까! 하나님의 마음으로 쏟아내는 설교 말씀들, 자신의 인생 이야기와 하나님이 자신에게 역사하신 일들을 꾸밈없이 표현한 간증들…. 나는 그 원고들을 읽고 정리하면서 살았다. 아름다운 하나님의 땅에서 살았던 것이다.
 정신이 많이 좋아졌다. 사람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조금씩 사라지고, 하나님을 향하는 마음이 점점 커졌다. 이해할 수 없는 신기한 일들도 많이 경험했다. 글을 써야 할 때면, 어느 순간 아주 맑은 마음이 내 마음을 덮었다. 그 전까지 한 줄도 쓰지 못하고 있다가 순식간에 써내려 갔다.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나는 껍데기고, 일하는 분은 하나님 같았다. 제법 일을 하게 된 후에도, 내 안에서 일하시던 하나님이 떠나버리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껍데기로 남을 것 같았다.
 박옥수 목사님의 설교집 원고들을 여러 번 정리했는데, 그 가운데 <회개와 믿음> 원고를 정리할 때에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다. 첫날 원고를 정리하려고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자 신기하게 마음이 굉장히 맑아졌다. 정신이 약했던 나는 늘 속에 짓눌리는 것이 있었는데, 그날은 모든 짓눌림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으로는 가질 수 없을 듯한 순전한 마음이 속에 가득했다. 얼마나 평안하고 아름답던지!
 재미있는 것은, 원고 정리를 마치고 모니터 앞에서 돌아서면 바로 짓눌림이 시작되었다. 그 놀라운 변화가 책을 출간하기까지 두 달 동안 계속되었다. 원고 정리를 시작하면 어김없이 마음이 티 하나 없이 맑아졌다가, 정리를 마치고 돌아서면 바로 원래 내 마음으로 돌아왔다. 나는 그 책을 만들면서 ‘이 책은 진실로 거룩한 하나님의 책인 모양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 후, 다음 설교집을 만들면서 <회개와 믿음>을 만들 때와 같은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나님이 ‘너 혼자 만들거라’ 하시는 것 같아 ‘이제 하나님이 나를 버리실 모양이다’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 후로도 원고를 정리하면서 숱하게 감사와 감동에 젖었는데, <회개와 믿음>을 만들 때와 같은 경험은 하지 못했다.

 
목사님이 하시는 말씀을 그대로 따라야겠다
많은 은혜를 입었지만 근본적인 고통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바른 신앙생활을 하고자 내 생각이 아니라 들은 말씀들을 정리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힘이 되지 못했다. 박옥수 목사님의 말씀들을 정리할 때마다 그 말씀들이 ‘내 마음이 목사님의 마음과 다름’을 이야기하며 마음을 찔렀다. 몹시 아팠다. 목사님의 글을 정리하지만 그 내용과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는 나, 그리고 내 삶. ‘더 이상 이렇게는 살 수 없다’는 곳으로 마음이 점점 몰렸다.
 제법 여러 날, 내가 원하는 인생을 생각 속에서 걸어 보며 그것은 허황된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좇아야 했다. 그런데 하나님을 어떻게 좇아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박옥수 목사님은 당신의 삶으로써 하나님의 말씀이 참임을 증명했기에 목사님이 하시는 말씀을 그대로 따라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나는 정말 내 삶을 버리고 싶지 않았지만, 내 삶이 본질적으로 악했기에 부득불 버리지 않을 수 없었다.
 박 목사님이 하신 말씀을 그대로 믿고 따르기로 마음을 정했지만 나는 그것도 이룰 수 없는 존재였다. 마음이 늘 욕망을 향해 치달았다. 나는 도저히 믿음의 길을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길이 그것뿐이었기에 그냥 잠시 생각이 들 때마다 목사님의 말씀을 따르려는 자리에서 얼쩡거렸다. 그리고 며칠 후, 새로운 변화가 내 속에서 시작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성경 말씀이 내용이 아니라 그 내용이 담고 있는 형상이 흐릿하지만 마음에 와 닿기 시작했다. ‘아, 성경에 기록된 모든 것이 실제로 존재했구나!’

내가 목사님의 기도대로 될 것을 믿었다
2012년 2월, 기쁜소식사에 잘못하는 부분이 많아 사무실을 기쁜소식양천교회에서 기쁜소식강남교회로 옮겼다. 그리고 2012년 3월호 <기쁜소식>을 만들면서 내가 크게 실수해 출간한 책을 회수하여 다시 만드는 일이 있었다. 박옥수 목사님은 내가 생각이 짧은 부분을 많이 나무라신 후 기도하셨다. “하나님, 이곳에서 일하는 형제 자매들을 축복하시고….” 그날 나는 마음이 아주 따뜻했다. 실컷 나무라시고는 나를 위해 여러 복들을 하나님께 간구하시는 목사님. 나를 향한 목사님의 본심을 읽었다. 
 ‘내가 크게 잘못해서 다 나를 향해 돌을 던져도 목사님은 돌을 던질 수 없는 마음을 가지고 계시구나!’
나는 그날 목사님이 우리를 위해 하나님께 간구하신 기도 내용을 하나도 기억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내가 그 기도대로 될 것을 믿었다.
 그 일 후로 내 안에서는 신기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주님이 여러 모양으로 나를 가르치셨다. 내 마음을 당신의 세계로 한 걸음씩 이끄셨다.

“내가 네 아들을 사랑한단다.”
하루는 아내가 전화를 걸어, 아들이 학비를 내지 못해 대학에서 퇴학을 당하게 되었다며 급히 학비를 융통해 달라고 했다. 학비를 대출받으려고 신청했는데, 절차에 문제가 생겨서 대출이 취소되었다고 했다. 다시 절차에 맞게 급히 신청했지만 처리가 늦어져, 이틀 후면 퇴학 조치를 취하겠다고 학교에서 연락해 왔다는 것이다.
 기쁜소식사는 복음 전하는 일을 문서로 뒷받침하는 곳으로 보수를 많이 받지 않기에 모아둔 돈은 없었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별로 해준 것이 없어서 이따금 미안한 마음이 드는 아들. 아들의 문제를 바로 해결하고 싶었다. 그런데, 나는 내가 악한 것을 알고 있었다. 악한 내가 아들을 도우면 아들이 더 안 좋아질 것이었다. 돕고 싶지만 도울 수 없었다. 나는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미안한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아내는 아비가 되어서 무슨 정신 빠진 소리냐고 화를 냈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글픈 마음으로 예배당 의자에 앉아 잠시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젊은 날에는 제가 정신이 약해서 아들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못했는데, 나이가 들어서는 능력이 없어서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제가 악한 줄 알기에 하나님 앞에서 섭섭한 마음은 없습니다. 그러나 아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가 너무 서글픕니다.”
 가슴이 몹시 아렸다. 그날 사무실에서 성경 말씀을 나누고 간증하는 모임이 있었다. 나는 뒷줄에 앉아 서글픈 마음으로 창문 밖으로 보이는 하늘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내 속에서 하나님이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나는 빛이란다.”
 “예? … 예.”
 “사람이 어두운 것은 빛이 없어서가 아니라 빛을 등지고 있기 때문이란다.”
 “예….”
 “나는 사랑이란다.”
 “예.”
 “너, 마음이 서글프지? 마음이 서글픈 것은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랑을 등지고 있기 때문이란다.”
 “예….”
 “내가 네 아들을 사랑한단다.”
 제법 오래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사랑이신 하나님은 내 아들을 사랑하고 계셨다. 내 마음이 우울했던 것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 아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내가 등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됐다! 하나님이 아들을 사랑하시면 학교를 다니면 어떻고, 안 다니면 어떻냐? 우리 아들이 행복해질 텐데!’
 말할 수 없는 기쁨과 따뜻함이 내 마음을 채웠다.
 ‘그렇구나…. 세상에 어두운 사람, 슬픈 사람은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빛이요 사랑이신 하나님을 등지고 있기 때문이구나!’
 잠시 후 ‘오늘은 학자금 대출이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곧 아내에게서 학자금 대출이 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여러 날이 지나, 하루는 아들이 장학금을 받았다고 했다. 대출이 안 되었을 때 여기저기 장학금을 신청했는데, 학비 전액을 장학금으로 받게 된 것이다.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아들은 2학년이었던 그때부터 4학년인 지금까지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에 다닌다. 장학금을 받고 얼마 후, 예배 시간에 아들이 앞에 나가 간증을 했다. “저는 하나님께 별로 마음을 쏟지 않는데, 하나님은 저를 사랑하시는 것을 봅니다.” 깜짝 놀랐다. ‘하나님이 내 마음에 하신 이야기를 내 아들이 그 입으로 말하고야 마는구나!’
 하나님은 나를 이따금 당신의 세계로 데리고 가셨다. 마음에서 했던 여행! 내가 있던 마음에서 떠나 새로운 마음의 세계를 만날 때마다 신기하고 행복했고, 나를 그렇게 이끌어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 앞에 감격스러웠다. 마음을 옮기고 나면, 지난날 내가 행복하다고 여겨 쥐고자 했던 세계가 허망한 것임이 보였다.
 

내 마음을 버리고 목사님의 마음을 하나씩 받기로 마음을 정하고
2015년 2월, 나는 기쁜소식양천교회에서 기쁜소식강남교회로 이사했다. 내가 교회를 떠나 정신이 나빠지기 전, 박옥수 목사님은 나를 잡아 주려고 하셨다. 여러 번 진지하게 교제하셨고, 마지막으로 나에게 “박 형제, 요한복음 2장에서 마리아가 하인들에게 ‘예수님이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고 했어. 박 형제, 자네 생각을 따르지 말고 주님의 말씀을 따르게”라고 간곡히 말씀하셨다. 그때 나는 입을 다문 채,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예, 목사님. 목사님이 저에게 하시는 말씀을 따르면 저도 목사님처럼 훌륭한 삶을 살 줄 압니다. 그러나 그것은 제 삶이 아니지 않습니까? 저는 박옥수가 아닌 박민희로 살고 싶습니다!’ 내가 어떤 존재인지도 모르고, 내 삶을 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목사님을 밟고 파멸의 길로 내달았던 젊은 날, 그 날들을 지나 이제 다시 목사님과 같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이 영광스럽고 감격스러웠다. 마음에서 생각했다. 목사님이 전하시는 말씀을 귀로만 듣고 다른 마음을 가진 채 가면을 쓰고 살 것인지, 목사님이 전하시는 말씀을 마음으로 들어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살 것인지. 나는 내 것을 다 버리고 목사님의 마음에 젖기로 했다.
 1년 조금 전, 기쁜소식사에서 함께 일하던 김현정 자매가 결혼하던 날 박옥수 목사님이 주례를 맡으셨다. 나는 그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례사를 들었다. 목사님이 하시는 이야기 한 마디 한 마디가 얼마나 따뜻하고 아름답던지, 나는 내가 사는 마음의 동네를 떠나 목사님이 사시는 마음의 동네로 이사를 가고 싶었다. 그 동네에 가면 햇살이 한없이 따스하고, 몸에 힘을 다 풀고 정말 평안히 쉴 것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 마음보다는 목사님의 마음이 아름답기에, 나는 교회를 옮기면서 내 마음을 버리고 목사님의 마음을 하나씩 받기로 마음을 정했다.
 이제 교회를 옮긴 지 두 달 남짓 되어 간다. 그동안 박 목사님이 전하시는 말씀을 몇 차례 들었는데, 그 말씀들이 내 안에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 내 안에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며칠 전에는 목사님을 모시고 가진 연합 구역 예배 때 우리가 온전케 된 이야기를 들었다. 여러 번 듣고 여러 번 마음으로 정리해 보았던 이야기인데, 목사님 바로 곁에서 말씀을 들어서인지 그대로 마음에 들어왔다.
 내가 정신이 약한 날들 동안 사탄은 내 속에 갖가지 좋지 않은 것들을 집어넣어 나는 마음이 많이 좋아진 후로도 그런 것들에 시달려야 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벗게 되기를 주님 앞에 늘 소망했다. 그런데 그날 들은 말씀이, 내 안에 있는 하나님의 세계가 그 어떤 것에도 손상되지 않는 영원하고 강한 것임을 마음에 심어주었다. 약함은 벗는 것이 아니라, 내게 아무 영향도 미칠 수 없는 그림자와 같은 것이었다.

 박옥수 목사님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좋고 즐겁다. 말씀을 들을 때마다 그 말씀이 내 속에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간다. 아직은 많이 모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새로운 세계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하나님의 종이 하시는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그 말씀에는 그 말씀을 이룰 힘이 들어 있기에, 내가 마음을 열어 받아들이기만 하면 그 말씀이 나를 말씀이 말한 세계로 옮겨놓기 때문이다.
 영광스러운 구원을 허락하신 하나님 아버지! 그리고 아름다운 교회에서 참된 목자와 함께 한없이 행복한 삶을 살게 해주신 하나님 우리 아버지! 왜 내게 이런 은혜를 주시는지 나는 정말 이해할 수 없고, 그냥 감사하다고 표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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