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나는 세상의 빛이라
[라이프] 나는 세상의 빛이라
  • 글 | 백영광(필리핀 단기선교사)
  • 승인 2024.04.23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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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호 기쁜소식
포토 에세이_해외 봉사

나는 필리핀으로 해외 봉사를 다녀왔다. 해외 봉사를 가게 된 이유는 내가 느끼지 못한 다른 세계의 행복을 느끼고 싶고, 또한 나 자신을 변화시키고 싶어서였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루푸스라는 희귀난치성질환을 앓았다. 학업을 중단하고 병원에서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치료를 받았다. 처음에는 병원에 입원하면 금방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몸은 점점 더 나빠져만 갔다. 하루는 계속되는 치료로 죽음의 문턱 앞에 섰고, 죽음은 내 마음을 공허함과 어두움으로 가득 채웠다. 그때 비로소 하나님을 간절하게 찾았다. 평생을 투병하며 살다가 죽을 것만 같았던 나에게 해외 봉사를 다녀온 선배 단원들의 체험담은 나를 일으켜주는 새로운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해외 봉사를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경험과 행복을 나도 맛보고 싶었다. 어둠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오랜 시간 병원에서 지냈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거야’라는 피해의식 속에서 살았다. 필리핀에 가면 바뀔 줄 알았는데, 나는 여전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웠다. 
하루는 남경현 선교사님이 나에게 요한복음 8장 12절 말씀을 해주셨다. 
“예수께서 또 일러 가라사대,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성경에 복을 받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은 하나같이 빛을 따라간 사람들이라고 하셨다.
사마리아 여자, 38년 된 병자, 사르밧 과부는 자신에게 빛이 없었기 때문에 빛을 따라갔고 복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하셨다. 빛 되신 예수님을 따라가면 어두움은 자연스럽게 없어진다고 말씀해주셨다. 
이 말씀이 나의 길이 돼주었다. 나는 항상 어두움에 있고 길이 없었는데 이 말씀이 나에게 빛이 되었다. ‘그 길을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어두움은 없어지는 거구나.’ 말씀이 믿어졌고, 어둠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 뒤로 작년 9월, 필리핀 월드캠프 준비를 위해 산호세델몬테 시티에서 보낸 시간은 잊을 수 없다. 300명의 대학생 자원봉사자와 함께 행사를 준비하면서 기쁘고 행복했다. 또한 루이사라는 친구를 알게 되어 감사했다. 루이사는 많은 어려움 속에 있었다. 아버지는 간 질환으로 병원에 누워 계시고 어머니가 일하시지만 돈은 턱없이 부족했다. 루이사의 삶에는 쉼이 없었다. 

루이사와 함께

나는 루이사에게 나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루이사는 내가 병과 어둠에서 벗어나 변화돼 행복해하는 모습에 놀랐고, 나를 변화시킨 말씀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며 필리핀 IYF 센터로 직접 찾아와서 계속해서 교류를 이어갔다. 마침내 루이사는 복음을 받아들였다. 더이상 어둠에 이끌리지 않고 빛의 인도를 받는 것을 보았다. 루이사를 보며 나 역시 복음의 참맛을 느낄 수 있었고 하나님께서 나를 복음의 도구로 쓰시는 것이 감사했다.
올해 귀국발표회 때 나는 미디어콘텐츠제작과라는 내 전공을 살려 영상팀과 함께했다. 투어 전에는 필리핀 댄스 공연의 인트로 영상을 맡아서 제작했고, 순회공연이 시작되고부터는 하나님이 귀국발표회 순회공연을 어떻게 아름답게 만들어주셨는지, 이번에는 하나님이 어떻게 새롭게 역사하셨는지 영상으로 기록하는 일을 했다. 
이 일에 함께하면서 순회공연 시작 전에는 귀국발표회 준비가 아직 완벽하지 않았는데, 투어 시작과 함께 하나님께서 모든 것들을 채워주시는 것을 보았다. 사람으로서는 불가능한 일들을 하나님은 가능케 하시는 것을 직접 경험하며 감사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주치의 선생님을 만났다. 처음 내가 해외 봉사를 간다고 했을 때에는 아직 이르다며 말리셨는데, 갔다온 후 뵈었을 때에는 가기 전보다 훨씬 건강해졌다고 기뻐하셨다. 
루푸스라는 병을 알기 전까지 나는 나를 믿으면서 살았다. 병을 통해 나는 내세울 것이 아무것도 없는 자인 것을 알았다. 내세울 것이 있다면 내 안에 계신 예수님뿐임을 하나님이 알게 하셨다. 
병이 아니었다면 나는 하나님과 상관없는 삶을 살았을 것이다. 이 병은 재앙이 아니라 평안이요,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큰 선물이었다. 나는 빛이신 예수님을 따라가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빛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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